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신념과 대학 교수로서의 철학을 밑바탕으로 경기도 교육수장을 맡고 있는 김상곤 당선자는 ‘혁신교육’에 대한 확신을 도민들에게 인정받으며 경기교육의 비전을 제시하게 됐다.
민선1기 교육감직을 맡으며 김 당선자에겐 ‘무상급식’과 ‘시국선언 교사’들을 둘러싼 시련의 세월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념과 도민들에 대한 믿음으로 꿋꿋하게 제 역할을 다하며 언제나 주변의 사람들을 챙기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 사람들은 김상곤 당선자를 ‘느티나무 같은 사람’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 책을 읽으며 미래를 준비했던 다부진 소년시절
지난 1949년 전남 광주에서 4남 1녀 중 넷째로 태어난 김상곤 당선자는 광주 서석초교와 서중학교, 광주제일고를 다니며 문학활동과 토론활동에 관심을 크게 가졌다.
중학생 때는 학교에 있는 독서클럽 활동에 참여하며 꿈 많은 문학소년으로 지냈고, 친구들과 문학작품에 대한 토론으로 인문학적 상상력과 사회적 관심을 높여갔다.
당시 김 당선자가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은 ‘백범일지’로 이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모습을 바라보게 됐고, 역사의 흐름에 온 몸으로 저항했던 김구 선생에 대한 존경심을 키워가게 됐다.
광주제일고 시절에는 서서히 형성돼 가는 사회적 의식과 함께 친구들과 사회 문제에 대한 토론을 밤낮으로 이어가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도 김 당선자 옆에는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며 자신의 인생 철학을 다져가고 미래의 꿈을 키워갈 수 있었다.
▲ 민주화를 위해 젊은 날을 보냈던 청년 ‘김상곤’
한국전쟁 이후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을 직시했던 김상곤 당선자는 한국 경제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발전을 꿈꾸며 1969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에 입학한다.
대학에 들어와 제일 먼저 관심을 가졌던 것은 토론써클이었다. 당시 ‘후진국사회연구회’라는 써클의 문을 두드렸던 김 당선자는 자신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됐다.
써클 선배들과 함께 방문했던 경기도 광주대단지(현 성남) 철거 현장에서 김 당선자는 사회적 모순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며 사회를 위해 자신을 헌신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이후 김상곤 당선자는 선·후배, 동료들과 사회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고 당시 독재권력에 맞서 실천활동을 전개했다. 이 가운데 1970년 서울 청계천에서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소식은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김 당선자는 1971년 총학생회장을 맡으며 그해 10월 서울대 집결 대투쟁을 주도하는 등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며 한국사회의 변화를 위해 젊은 날을 보냈다.
▲ 교육에 대한 신념 가지게 된 대학 교수시절
김상곤 당선자는 군복무를 마친 후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3년부터 한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게 된다.
교수활동에 있어 그는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만나기 편한 교수’로 알려져왔다.
학생들과의 만남을 좋아했던 김상곤 당선자는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과 차와 술을 마시며 전공에 대한 얘기서부터 사회에 대한 얘기까지 함께 고민하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로 느껴졌다고 한다.
전공 과목으로 인사·조직관리를 연구하며 기업의 경영에 있어 사람들의 관계를 중시하고 인간주의에 기반한 합리성을 강조했다.
특히 1987년부터 참여해온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활동은 그의 사회적 참여를 독려했고 지식인 운동의 반열에서 사회민주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 민선 1기 경기도교육감, 한국교육 신화를 쓰다
지난 시기 김 당선자가 도교육감으로 있으며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것은 도내 학생들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 실시 계획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바라봤던 일을 김상곤 당선자는 오랜 끈기와 인내로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도내 농·산·어촌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 실시. 그것은 ‘완벽한’ 약속 이행은 아니었지만, 학교 교육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학생들의 평등한 교육여건을 만들기 위한 성공으로 평가받게 됐다.
이는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공약을 전국적인 의제로 부상시켰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무상급식을 이제 교육의 의무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했다.
김상곤 당선자의 신화는 이제 무상급식을 뛰어넘어 무상보육과 무상교육으로 확대되고 혁신학교를 대대적으로 도입하는 등 거대한 ‘교육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새로운 감각, 새로운 철학으로 변화되는 경기교육청
김상곤 당선자가 지난해 민선 1기 교육감으로 취임한 후 경기도교육청에서 제일 먼저 했던 것은 고위 간부들의 ‘재실등’(재실 유무에 따라 불이 들어옴)을 없앤 일이다.
김 당선자는 교육감이 돼 ‘폐쇄적’ 관료사회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청 직원들이 상사가 있는지, 없는지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외에도 김 당선자는 집무활동에서 직원에게 존칭을 사용하며 인간적인 평등감을 존중해주는 교육감으로 유명하다.
도교육청 내에서는 이런 김 당선자의 모습을 보고 직원들의 극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직원은 “교육감과 함께 일하는 동안 한 번도 차별 받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오히려 사소한 일에도 신경써주고 때로는 교육감실로 직접 불러 다과와 음료를 권해줘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당선자의 모습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배어 있는 인간애와 평등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