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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 뿌린 대로 거두리라

 

대구시장, 부산시장, 강원지사, 경북지사를 지낸 후 언론사 사장을 역임한 김무현 氏란 분이 있다.

주사(主事) 출신으로 도백(道伯)까지 오른 분인데, 1921년생이니 올해 아흔이다. 아직 정정해서 지역에서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기꺼이 각종 자문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능력과 인품이 따라 주어야 관운(官運)을 얻을 수 있다는데 이 분에 대한 평가는 거의 흠잡을 곳이 없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또 건너가는 사람이 있어야 건넌다는 신중(愼重)함, 그리고 젊은 사람과 대화할 때 항상 어깨를 곧게 하고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얹고 온화한 표정의 겸손한 태도! 한 번 만나본 사람들은 모두 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라고 칭송을 한다. 개인적인 인연과 함께 한때 직장 상사로 모셨다.

이 어른 팔순에 친지들이 모여 소규모 잔치를 벌였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제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을 때가 언제인지 질문을 했다. 어떤 대답이 나올까 모두 궁금했는데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더니 장남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라고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물론 최고의 국립대학에 입학한 것이 기쁠 수 밖에 없지만 “공직에 바빠 신경을 못 썼는데 자식 건사를 못한 죄 돌아가신 부모를 볼 체면이 없었는데...”

부모의 입장과 어른의 입장에서는 자식과 후손이 잘 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배부른 일이다.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경사(慶事)를 소개한다.

얼마 전, 2010년 인텔 국제 학생과학 경진 대회에서 한구 학생이 우승을 했다고 짧게 보도된바 있었다.

인텔 과학 경진 대회? 생소할지 모르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그 권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제까지 한국인들에게는 ‘못 오를 산’, ‘쳐다보지 못할 나무’로 높은 벽이 있었다.

이 대회 출신으로 노벨 수상자가 5명이나 배출돼서, 주니어 노벨상이라고 불린다. 올림픽을 참가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지만 그 것은 패자의 변명과 승자의 위로의 말잔치에 불과하다.

인텔 과학 경진 대회는 정말 참가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한다. 지역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50개국 1천500명과 경쟁해야 한다.

평범한 학생끼리 백 명, 천 명과 견주는 것 보다 수재(秀才) 한 두 명과 경쟁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다.

소위 몇 백대 일이라는 산술적 비율은 도토리 키 재기, 초등학교 운동회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텔 과학 경진 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 한 줄의 경력만으로도 미국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최고의 긍정적인 점수를 준다고 한다.

이 대회의 요강(要綱)도 참으로 자상하고 멋있다. “대부분의 연구는 실패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실망하지 말기를!”요즘 코미디 프로그램에 “일등만 알아주는 세상” 운운하면서 술 취한 소리를 하는데 실패 그리고 좌절에 대한 면역을 키우는 세심한 배려, 이것이 바로 참 교육이 아닐까?

그런데 이 학생의 할아버지가 한국 스포츠계의 대부(代父) 전 IOC수석 부위원장인 김용운 氏라고 한다.

어머니도 미국의 주립대학 계열의 음악대학에서 근무하는데 이 집의 가정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 있다. 지극히 평범한 것인데, “저녁은 항상 가족과 함께” 결국 가족 간의 대화가 으뜸이란 이야기! 대화란 이토록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양분(滋養分)인가 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가장 흔한 변명 “가족들 먹여 살리기 위해” 이것은 핑계라고 간주한다.

그래도 부모는 “뿌린 대로 거두리라” 이 말을 외면한 채 근거 없는 꿈을 꾸는데….주위에서 김용운 氏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지만 자손자랑 하면 본인에게 해가 된다.” 이런 말을 한단다.

하기야 우리 조상들은 귀한 자기 자식을 돼지새끼 - “돈아(豚兒)”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지극히 평범하면서 소중한 대화!

자녀 성공을 바란다면 뿌린 대로 거두리라 이 말 명심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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