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성남 시장실은 궁궐을 일컫는 ‘구중심처(九重深處)’, ‘아방궁’, 주로 아파트와 같은 고층 건물의 꼭대기 층에 있는 고급형 호화 가옥을 뜻하는 ‘펜트하우스’ 등으로 불리며 세간의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이재명 성남시장 당선자가 성남시청사 호화 시장실을 시민을 위한 북카페로 바꿀 것이라고 한다. 인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7월1일 시장 취임식 전까지 시민들이 책을 보면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로 만들 계획이라는 것이다. 새 시장실은 2층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이란다. 성남시는 호화청사를 신축하고 호화 개청식을 강행한 바 있다. 그리고 시장실까지 호화판으로 꾸며 놓았다. 성남시장실은 순수하게 업무를 보는 사무실 면적 92㎡, 침대 등을 갖추고 쉴 수 있는 내실 16㎡, 화장실 22㎡로 시장 개인을 위한 면적이 130㎡다. 여기에 고충처리민원실 223.9㎡를 포함해 비서실(81㎡), 접견실(48㎡) 등 부속시설을 포함하면 무려 500여㎡에 달하고 있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지자체장 집무실 기준 면적(165.3㎡)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특히 9층 시장실까지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했다는 보도에 한숨이 나왔었다.
따라서 성남 주민들과 시민 사회 단체들의 성토와 언론의 질타가 잇따른 것은 당연했다. 시민들은 호화판 시장 집무실의 불필요한 공간을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개방하라고 촉구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 사실 호화 시장실 문제는 성남시 뿐만 아니었다. 지난 2007년 서울 관악구가 청사를 새로 지으면서 구청장실과 부구청장실을 정부의 권고 면적을 훌쩍 넘어 널찍하게 만들었고, 지난해 대전지방경찰청도 신청사를 지으면서 지나치게 넓은 청장실을 만들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전 송명호 평택시장의 경우는 “혼자 쓰는 집무실이 지나치게 넓으면 시민과의 위화감만 생긴다”면서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시장실의 축소를 지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시장이 순수하게 업무를 보는 집무실 면적을 보면 성남시장실의 침실과 화장실 면적(38㎡)보다 조금 넓은 정도였다고 한다. 성남시의 호화판 시장실과 대조적이어서 지방자치단체의 귀감이 된 것이다. 이번에 이재명 성남시장 당선자도 전임자가 만든 호화 시장실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바라는 바는 앞으로 다른 지자체나 관청의 집무실도 불필요하게 넓은 곳은 축소했으면 한다. 수장으로서의 권위와 능력은 널찍한 호화 집무실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