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치맥’하셨습니까?” 월드컵을 보면서 치킨과 맥주를 들었냐는 인사다. 남아공월드컵 열풍이 불면서 치킨 집은 그야말로 불이 났다. 월드컵 특수(特需)인 셈이다. 그렇다면 치킨을 안주 삼아 마시는 맥주는 어떤 맛일까. ‘꼴깍’ 군침을 삼키며 맥주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맥주의 기원은 서기전 6000년경 수메르와 바빌로니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의 맥주는 주원료가 되는 보리에 물과 맥아를 넣고 자연발효 시키는 단순한 것이었다. 그후 10세기경 독일에서 홉(Hop)을 넣어 쓴 맛과 향이 강한 맥주를 개발하게 되는데 오늘날 독일이 맥주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우리는 맥주를 여름철피서용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맥주는 남방계가 아닌 북방계에 속하는 음료다. 맥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독일 뮌헨이 북위 48도이고 미국의 맥주 산지인 밀워키는 북위 45도, 일본의 삿포로가 북위 42도에 걸쳐 있다. 그래서 북위 40도에서 50도 사이를 ‘맥주벨트’라고 부른다. 이 띠에서 맥주양조에 있어 없어서는 안되는 홉이 생산된다.
맥주의 안주로 치킨이 나왔으니 말이지, 네덜란드의 대표맥주인 하이네켄과 아스테르, 그 명주의 맛을 살려주는 안주로는 ‘헤링’이라 불리는 소금에 절여 말린 청어가 있다. 또 필리핀의 산 미구엘은 컵에 얼음을 갈아 넣고 마시면 제 맛인데 필리핀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야채와 함께 쇠꼬치에 꿰어 숯불에 굽는 ’사떼‘와 부화 직전의 털까지 난 병아리가 든 달걀을 삶은 ’발룻‘을 안주로 즐긴다.
요즘은 맥주에 소주를 타서마시는 폭탄주가 주당들에게 선호되는데 이와 비슷한 주법이 덴마크에도 있다. 거품의 감촉이 좋은 칼스버그를 마실 때 덴마크 사람들은 ‘생명의 물’이란 뜻의 ‘아콰비트’를 함께 마신다.
기왕 나온 김에 사족을 붙이자면 세계에서 거품의 풍미로는 체코의 필젠을 최고로 꼽는다. 칼스버그는 물론이고 독일의 뢰벤브로이보다 한 수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