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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우측보행

이해덕 논설위원

영국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오른쪽에 서고, 왼쪽을 비워둔다. 그렇다면 우리도 영국처럼 오른 쪽에 서야하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우리는 반대로 해야 맞는다. 이는 양국 자동차 통행방식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는 운전대가 왼쪽에 있고, 도로 우측을 통행한다. 반면 영국 차는 오른쪽에 운전대가 있고, 좌측통행을 한다.

영국의 좌측통행 관습은 마차를 타던 때부터 시작됐다. 마부는 대개 오른손에 채찍을 잡는다. 이 경우 손님이 오른쪽에 앉게 되면 채찍을 휘두르기 불편하다. 이를 피하기 위해 마부가 오른쪽에 앉았고, 이러한 관습이 자동차 문화에 적용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말 탄 기사들도 좌측통행을 했다. 왼쪽 허리춤에 칼을 찬 기사들이 우측통행을 하면 칼이 부딪쳐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영국의 좌측통행 문화는 이를 피하기 위해 생겼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영국과 역사적으로 앙숙관계였던 프랑스는 반대로 우측통행을 한다. 상대방에 대한 우월 의식과 상대방 관습을 애써 무시한 결과다. 미국도 영국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치른 터라 당시 우군이었던 프랑스처럼 우측통행을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하면서 좌측통행 문화를 심었다. 1905년 대한제국 규정은 우측통행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1921년 조선 총독부가 정한 도로취체규칙에 따라 일본과 같이 좌측통행으로 변경함으로써 비롯됐다. 이후 1946년 미군정에 의해 차량의 통행방법이 우측으로 변경됐지만 사람의 통행방식은 그대로 뒀고, 1961년 말 도로교통법 제정시 ‘보행자는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 있어서는 도로의 좌측을 통행해야 한다’고 규정하며 그대로 굳어졌다.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해 온 우측보행이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앞서 국토부는 좌측통행이 신체특성, 교통안전, 국제관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2007년 9월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인 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

어찌됐건 도로보행에 있어서도 좌니, 우니를 따지는 것 같아 조금은 어색하지만 좌우지간 익숙한대로 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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