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복개된 수원천 구간을 뜯어내고 생태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변 상인이나 주민들로부터 소음, 주차문제, 영업부진 등의 민원이 제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민원 상담 전담 창구인 T/F팀까지 꾸려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민원 해소에 적극 나서는 등 소통하는 시정 운영 방식을 도입해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한다.(본보 9일자 8면) 그런다고 해서 주변 상인들의 불만이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주민들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수원천은 정조시대에 축성된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함께 수원의 자연환경과 역사를 이루는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수원천에는 화성의 중요한 시설물인 칠간수문(七間水門) 화홍문(북수문)이 있으며 일제시기 홍수로 유실된 구간수문(九間水門) 남수문도 있었다.
또 수원팔경 중 ‘화홍관창’ ‘남제장류’ 등 두 군데가 수원천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것이어서 수원사람들의 정서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알게 한다. 그러나 수원천은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오·폐수의 유입과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70년대부터 물고기 한 마리 살지 않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만다. 따라서 정치인들과 수원시는 틈이 날 때마다 복개문제를 거론하게 되고 해충이 들끓고 냄새가 진동하는 수원천 복개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럴 즈음 당시 심재덕 전시장이 원장으로 있었던 수원문화원을 중심으로 수원천을 살리자는 복개 반대 운동이 일어났고 수원환경운동센터 등 시민단체들이 이에 합세해 시민운동으로 번졌다. 결국 1995년 심재덕 씨가 민선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복개는 중단됐다.
그리고 시와 시민들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거짓말처럼 수원천은 자연형 하천으로 돌아왔다.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다슬기와 송사리, 붕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여름이면 아이들이 뛰노는 수원천은 수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됐다.
김용서 시장도 심재덕 시장의 유업을 이어받았다. 복개구간을 철거하고 생태형 하천으로 살리겠다는 용단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동안 국내 환경운동의 일선에 서 왔던 ‘환경시장’ 염태영 시장이 그 바통을 이어 받아 기대가 된다. 수원천 매교-지동교 789m 구간을 덮고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낸 뒤에는 맑은 물속에 물고기가 노닐고 물가에는 우리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아름다운 하천으로 복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