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20살의 나이로 조용히 홀로 한국을 떠나 인도네시아로 돌아간 여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 추석이 지나고 인도네시아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녀는 지금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한국어 교사로 근무하며, 이제는 가정을 이뤄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고 한다. 앞으로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센터를 꼭 찾아와 보는 것이 앞으로의 소원이란다.
그녀가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03년 엄마와 함께였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5살 꿈 많은 사춘기의 소녀로 학업을 중단하고 부모에 의해 따라 온 한국이었다. 낯설기만 한 한국에서 처음 그녀는 핸드폰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퇴근하고 집에 가는 버스에서 한국어를 만났고, 직장 상사에게 한국어를 배운 지 3일 만에 한국어를 읽을 수 있게 됐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그때까지가 가장 쉬웠다고 한다.
다음의 과제는 읽을 수는 있어도 무슨 말인지, 무슨 뜻인지 도무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악물고 한국말을 배웠다. 한편 2년 간의 직장생활에도 그녀는 여전히 꿈이 없었다.
관광비자로 입국한 그녀는 미등록체류자였기에 안정적인 직장도 없었다. 단속이 무서워 이모들 틈에서 밤에만 일을 하는 고단한 생활을 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법무부에 의해 미등록체류자의 자녀라 하더라도 취학연령의 아동들은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특별허가가 시행됐다.
이 제도에 의해 동생이 초등학교에 다니게 됐고, 엄마, 아빠는 한시적으로 체류자격을 부여받게 됐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신청하지 못했다. 센터와 주위의 도움으로 지난 2007년 어느 한 정보고등학교 2학년에 다닐 수 있게 됐다.
또래 아이들보다 몇 살 더 많았지만 작은 키에 앳된 얼굴이라 주위 친구들조차 몰랐다고 한다. 성실하게 공부한 탓에 학교 성적은 반에서 1등 이었다. 그러나 전체 성적표에는 등수가 기입되지 않았다.
미등록체류자가 학교 내신에서 1등을 유지한다는 것이 다소 부담이었을 것이며, 나름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수료증이 아닌 졸업장을 달라고 부탁했다. 수료증을 받으면 인도네시아로 돌아가서도 계속해서 공부할 수 없기에 졸업장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녀가 학교 수업 중 가장 자신 있던 과목은 영어였다. 반면 가장 자신 없는 과목은 한국어였다. 다른 과목은 우수한 성적으로 다른 학생들을 앞서는데 유독 한국어만은 어쩔 수 없이 여전히 어려웠고, 은근히 한국어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채근했다.
당연히 그녀는 인도네시아어를 잘 했으며, 한국어와 영어, 그리고 중국어를 할 줄 알았다. 4개의 언어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장래의 꿈이 통역사로 인도네시아와 한국 간의 무역, 관광 등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가 졸업을 앞둔 지난 2008년 12월 돌연 본국으로 귀국하게 됐다. 2달 후 졸업장을 받을 때 까지만이라도 머물다 가라는 주변의 만류를 뒤로하고 급기야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내 기억속에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간 안타까운 한 외국인 소녀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인도네시아에서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위해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정말 잘 가르치는 교사, 한국에서의 5년 간의 삶을 바탕으로 누구보다도 현실감 있게 한국을 소개하는 홍보대사로 그녀는 자리하고 있다. 학창시절 가장 자신없던 과목이 한국어였는데, 이제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라는 자리에 있다.
지난해 충청도 한 지방의 교육문화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국어를 배우러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물론 그들은 모두 이주민들이었다.
안산의 공장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야학교실도 이제는 이주민을 위한 한국어교실과 이주민을 위한 검정고시 과정으로 변경됐다. 어찌보면 이주민에게 한국어는 한국사회에서의 첫 걸음이며, 미래를 향한 희망의 첫 걸음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