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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우재’를 세계화장실 혁명의 성지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그러나 지구상의 수 십억 인류 가운데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은 발명가도 있고 위대한 예술가나, 사상가나 종교인, 정치인, 군인 등 다양하다. 그러나 화장실로 이름을 남긴 이는 단 한사람 밖에 없을 것 같다.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전 세계화장실협회 회장, 전 국회의원)이 그 사람이다. 심재덕 씨는 화장실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또 지난해 1월 화장실 변기 모양으로 지은 자신의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화장실에서 태어나 화장실에서 별세했으니 ‘미스터 토일렛’이란 별명이 어울린다.

그는 수원문화원장, 초대·2대 민선시장을 역임했으며 국회의원을 지낸 수원지역의 거목으로서 시장 재임 중 수원천 자연하천복원, 화성행궁 복원, 월드컵 축구장 건설, 수원 화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등 수원의 역사에 길이 남을 수 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월드컵축구 유치 운동을 벌이던 1996년부터 화장실 문화 개선에 관심을 두기 시작해 1999년 한국화장실협회에 이어 2007년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는 등 열성적인 화장실문화 운동을 벌이느라 몸을 돌보지 못하고 지난해 1월 아깝게 타계했다. 수원지역의 한 시인은 그를 “수원의 큰 나무로서 광교산처럼 듬직하고 서둔 벌판처럼 품이 넓었던 사람, 자신에게 엄격했지만 따듯했던 사람, 맑고 깊게 살았던 사람이다. 그이는 아직도 생명의 수원천으로, 서호의 노을로, 팔달산 솔숲의 푸른 바람으로,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비치는 햇살로, 세계화장실운동의 선구자 ‘미스터 토일렛’으로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 계신다”고 말했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진정으로 이타행을 실천한 삶을 살았다. 그의 이타행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유지를 이어 유족들이 수원시에 기증한 변기모양의 집인 ‘해우재’가 전시관으로 리모델링돼 30일 오후 2시30분 개관되는 것이다.

심 전 시장이 살던 집터에 지은 변기 모양의 세계 유일 건축물인 해우재 전시관에는 심 전시장의 유족이 수원시에 기증한 화장실과 관련한 유물, 사진, 문헌자료 등이 보관 전시될 예정이다. 또 이날 심재덕 전시장의 흉상도 제막된다. 우리는 해우재가 전세계 화장실 문화운동의 발원지로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 관계부처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해우재가 단순한 전시관의 역할로 끝나지 않도록 다양한 운영 프로그램을 도입해 사시사철 관광객이 몰려오고 벤치마킹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화장실 혁명의 성지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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