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고사보다 수능 성적이 떨어져 폭탄 맞은 심정입니다. 앞으로 대학을 어떻게 가야 할 지 무척 난감해지네요.”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포된 8일 도내 고3 교실에서 학생들은 아우성을 치고 허탈한 모습을 보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년보다 수능 문제가 어렵기도 했고 시험 성적도 큰 폭으로 떨어져 학생들은 당황스럽고 놀란 표정이었다.
수원시 장안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수능 성적표를 받아본 학생들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잘 나와 안도의 표정을 짓는 학생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떨어진 성적에 분노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양모(3학년) 학생은 “모의고사 때보다 10% 가량 점수가 떨어져 당황스럽다”며 “가고 싶었던 대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재수 안 할 방법부터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화성의 한 고교 3학년 교실에서는 “망했다”, “왕 짜증이다”, “이게 뭐야” 등 학생들이 탄식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퍼져나왔다.
김모 양은 “평소 실력보다 수리영역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며 “국가에서 왜 이렇게 시험문제를 어렵게 내 학생들을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의 탄식만큼이나 담임교사와 진학담당부장들의 표정과 마음도 무겁게 침체됐다.
수원의 한 고교 진학담당부장은 “성적 결과를 본 교사들의 심정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열흘 정도 남은 기간동안 진학지도를 철저히 해 최대한 대학 진학률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 성적 결과는 대체로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올라가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며 교사들이 진학지도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전년에 비해 수능 응시자가 7만여명 늘어나고, 내년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학생들이 재수를 기피할 것으로 보여 진학 경쟁률은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도내 일부 고교에서는 이날 서울 한양대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 교사들을 보내 ‘자체 전략’을 세우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일부 학교에서는 고3 담임교사 협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진학지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진학담당교사들은 학생들의 하향지원을 통한 합격 안정권을 유도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