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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수사회의 조직구조와 인격

 

어느 국가의 신병훈련소에서 교관이 신병소대원들에게 물속으로 뛰어들라는 명령을 내렸다. 모든 대원들은 즉시 그 명령에 따랐다. 그러나 훈련도중 대원들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훈련소대원들은 이러한 관계를 예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나온 조사자료에 의하면 훈련과정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 신병훈련소는 대표적인 수직적 조직구조의 모델로서 상사의 명령은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다. 이와는 상반된 수평구조의 모델로 교수사회를 들 수 있다. 교수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모든 구성원들이 연구주제와 강의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고 서로 간에 평등하게 느낀다는 사실이다. 기업이나 정부기관에 비해 교수사회가 더욱 평등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큼 교수들 모두가 평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교수개인의 권력은 종신직의 보장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닐 수 있는 지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교수사회는 본질적으로 중앙집권식이 아니라 지방분권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연구와 강의에 대한 교수들의 경력은 교수사회에서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와 큰 관련이 없다. 교수들의 실질적인 활동무대는 각자의 전공분야이다. 교수들의 능력과 권위는 자신을 채용하고 월급을 주는 것은 대학조직의 외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교수들의 외적인 명성은 교수사회 특성의 절반 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교수의 외적인 명성은 대학 내 자원과 행정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권력의 일부분이다. 실제 교수들의 활동무대는 각자의 전공분야로서 교수들의 능력과 권위는 대학조직의 외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교수들은 학생이나 캠퍼스내 직원들 그리고 인근주민들로부터 교수임이라는 인사를 받는다. 그러나 교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신의 전문분야의 동료학자들로부터 관심과 인정을 받는 것이다. 동료교수들은 학술지와 논문을 꼼꼼이 들여다 보면서 항상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직적인 조직을 이끌어가는 교수리더들은 대개 내부적인 의서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교수는 지도자이다. 지도자들은 반드시 어떠한 정책이든 원칙이 있어야 하고, 기본 방향이 있어야 하고, 시기가 적절해야 하고, 집행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그 조직단체와 현재 및 미래에 걸쳐 분명한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즉, 지도자는 최종 결정자로서 위에서 밑으로 내려다보고, 가까이에서 멀리 내다봐야 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의 편견이나 이익 집단의 이기적인 요구나 관료들의 막연한 육감에 의존함으로써 착오와 실패의 원인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지적 역량이 부족한 지도자는 정책 결정의 주체로서 주도권 행사를 하기 어렵고 항상 수동적으로 뒤따라가기 때문에 지도자 자질에 있어서 지적 역량이 반드시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특히 교수세계는 높은 외부 명성만으로 애교섞인 목소리나 직설적인 불평불만을 해서는 안 된다. 교수는 사회지도자요 리더이다. 리더로서의 리더십은 결국 구성원 모두가 옳다고 인정하는 목표와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런 공감 없는 목표달성은 그저 피곤하고 힘든 노동이 될 뿐이다. 진정한 지도자들은 존경과 존중을 받는다. 어떻게 해서든 목적을 달성하라고 명령만 하는 보스는 구성원들로부터 섬김을 받을 수 없다.

이제는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능력, 우리 모두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즐겁게 함께 가자고 할 수 있는 멘토링 능력을 가진 창조적 교수가 돼야 한다. 교수의 존경과 신뢰관계는 법적 계약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데도 제도와 시스템이 인격적 관계를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인격적 관계를 전제하지 않은 제도와 시스템은 결코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인간은 어떤 경우도 인간의 체온과 얼굴이 있어야 만족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공서열과 학벌에 의한 직접 선후배 관계를 중시하고 스승의 도제 시스템화가 강한 것이 한국대학교수의 문화이다. 아직도 힘 있는 교수의 명망 밑에서 선착순으로 줄서기가 미래를 보장받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구차스러운 현실임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교수라는 직분으로 단순히 존경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격적 관계없이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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