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후기 정조 17년.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짐작한 정조는 조선 제일의 명탐정(김명민)에게 사건의 배후를 찾으라는 밀명을 내린다.
그에게 내린 정5품의 벼슬이 드러나지 않은 사정을 몰래 살펴 알아내는 일을 하는 찾을 ‘탐(探)’ 바를 ‘정(偵)’, 탐정(探偵)이었다.
수사 첫날부터 자객의 습격을 받은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서필과 함께 사건의 결정적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하게 된다.
그 곳에서 그들은 조선의 상단을 주름잡으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객주(한지민)를 만나 공납과 관련된 비리 여부를 캐묻는다. 명탐정은 한객주와의 만남을 통해 사건의 배후에 노론의 영수인 임판서(이재용)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증거 확보 작전에 돌입한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등 원작소설을 집필한 김탁환 작가의 18세기 말 정조치세 배경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추리소설로 담아낸 ‘백탑파’ 시리즈 중 두 번째 ‘열녀문의 비밀’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설 연휴에 상영하는 만큼 상영시간 115분 동안 잔재미들이 풍성한 퓨전 사극으로, 김명민과 오달수의 개인기가 관객들의 웃음보를 쥐고 있다.
김명민은 수염의 끝 부분이 위로 올라간 콧수염을 붙인 채 허술하고 비겁한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조금만 불안하면 삽십육계 줄행랑을 치고, 자신의 능력을 뽐내지만 근본은 정의로운, 밉지 않은 캐릭터다.
‘방자전’ 등에서 주연을 능가하는 조연의 위력을 보여준 오달수의 재치어린 대사와 표정연기도 일품이다. 스크린에 데뷔한 한지민은 섹시한 여성과 지고지순한 여성이라는 극단을 오가지만 과한 감정을 실어 연기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다. 김명민과의 감정 호흡도 잘 맞는다.
스크린을 통해 비춰지는 배우들의 살아있는 표정도 인상적이다. 배우 가까이서 표정을 담고자 고심, 장남철 촬영감독이 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DSLR 카메라를 부착하고 직접 와이어에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카메라 렌즈가 2번이나 깨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투혼을 발휘한 끝에 시장통에서 명탐정과 서필이 도망가는 생동감 넘치는 추격 장면이 완성됐다.
‘조선시대’와 ‘탐정’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요소를 버무려 사극을 즐겨 보지 않았던 사람도 즐길 수 있는 퓨전사극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이번 설 스크린을 평정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기신문=김장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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