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수기사 예하 비호부대에서 소총수(장갑차 승무원)로 복무 중인 권승규(33) 병장.
권 병장은 지난 18일 한국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이 발표한 의사국가고시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 린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치른 수능시험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얻지 못한 권 병장은 재수를 거쳐 부산 고신대 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음악에 빠져 학업을 등한시 해 입학 10년 만에 졸업했다.
2008년에 의사고시에 도전했지만 불합격한 뒤 지난 2009년 3월에 입대했다.
군대에서 다시 의사를 향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권 병장은 전우들이 잠든 시간에 공부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권 병장의 의사를 향한 열정을 확인한 중대장(대위 홍윤기·29)은 본인의 사무실을 기꺼이 내주며 학업을 도왔고 이후 사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투력 창출 차원 및 국가사회 인재육성을 위한 생산적 군 복무여건 보장 차원의 병영도서관 활성화’ 정책에 따라 도서관이 건립돼 권 병장이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더욱이 부대는 권 병장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부대 교회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성과제 훈련방침’ 등 개인역량 향상을 도울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권 병장과 같은 병사가 시간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부대의 따뜻한 배려와 본인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권 병장은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시험을 치르고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권 병장의 합격 소식을 들은 박범식 대대장(중령·45)은 “권 병장은 어린 동료들 사이에서 30대의 몸으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체력단련과 훈련도 열심히 하고, 그 와중에 짬을 내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얻어 내 일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25일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권 병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군인정신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군 생활은 내 인생의 소중한 징검다리다”며 “대대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배려로 군 생활을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