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어느덧 결혼 36년이 되었다. 우리 부부는 모두 소아마비로 하지 장애를 가지고 있다. 돌아보면 참 열심히 살아왔고, 어떻게든 살아내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우리 앞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아내가 회전근개열 파열로 어깨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리가 불편해 보조기나 목발 없이는 보행이 어려운 아내가 어깨 수술까지 하게 되면서, 입원 기간 동안 휠체어를 탄 남편인 나와 직장생활에 바쁜 아이들이 돌아가며 병간호를 해야 했다.
5인실 병실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아내를 돌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한 손으로는 전동휠체어 조이스틱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내의 휠체어를 밀며 병동을 오가는 우리 모습은 사람들에게 ‘별난 부부’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이다.
사실 우리 부부에게는 아이들을 키우며 겪은 깊은 상처가 있다. 처음에는 아이 하나만 낳으려 했다. 장애가 있는 두 사람이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롭게 자랄 아이를 생각해 둘째를 낳았다.
어느 날 큰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야 했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아픈 아이를 안고, 동시에 갓난아기를 데리고 이동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안고 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때의 무력감과 절망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억척스럽게 살아냈고, 두 아들은 건강하게 성장해 지금은 사회의 든든한 구성원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식의 문제가 아니라, 다시 우리 자신의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아내는 수술 이후 재활이라는 또 다른 긴 시간을 견뎌야 한다.
예로부터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애가 있는 부부에게는 그 말이 더욱 절실하다. 장애인 부부가 아이를 키우고, 또 장애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을 때는 장애인활동지원과 같은 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문제다. 급격한 경제성장 속에서 복지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삶의 양극화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사회적 약자들은 여전히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우리 부부는 그나마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장애인 부부와 장애인 가정이 수없이 많다.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응답해야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 그것은 시혜가 아니라 공동체의 책임이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은 결국 우리 사회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부부로 산다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도 살아간다. 그리고 바란다. 우리 다음의 장애인 부부들은, 우리보다 조금 더 덜 힘든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