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을 도모하고 인생을 논하는데 술은 없어서는 안되는 매개체다. 술을 기화로 해묵은 감정이 누구러지거나 어려운 협상이 매끄럽게 해결되곤 한다. 적당한 음주는 약이라고 했지만 과하다 보면 험악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지난달 하순 서울에서 아들 손모씨(27)가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59)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다. 결혼 후 20여년 동안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면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코올에 얽힌 재밌는 통계도 있다. 알코올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결혼을 늦게 하고 조기 이혼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다. 최근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Alcoholism’지에 밝힌 총 5천명 이상의 다양한 연령대의 호주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과거 연구결과에 의하면 청소년기 약물 남용이 조기 결혼이나 동거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 남녀 모두에서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사람들이 결혼이 더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한 사람은 알코올 의존증이 남녀 모두에서 조기 이혼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녀 모두에서 유전적 인자가 이 같은 연관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을 치료할 수 있는 쌀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농촌진흥청이 인공교배를 통해 자체 개발한 흑미 찹쌀 ‘밀양263호’ 일명 ‘흑찰거대배아쌀’이 알코올 중독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은 부산대 의과전문대학원 김성곤 교수팀과 알코올 중독에 걸린 생쥐 8마리를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알코올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밀양263호를 먹은 쥐에서 알코올 섭취량이 최대 65%나 감소했다.
알코올 중독은 생리학적 원인과 심리학적 원인에 의해 심화된다. 알코올 중독증 환자는 술을 끊을 경우 금단 증상을 겪는다.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 의존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보다 알코올 의존증에 취약하다. 물질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로 알코올을 다스리는 정신적 무장이 필요하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