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5 (화)

  • 흐림동두천 6.5℃
  • 흐림강릉 11.0℃
  • 흐림서울 8.1℃
  • 흐림대전 8.8℃
  • 박무대구 9.5℃
  • 연무울산 11.6℃
  • 구름많음광주 10.1℃
  • 연무부산 13.6℃
  • 흐림고창 8.1℃
  • 구름많음제주 13.2℃
  • 구름많음강화 7.3℃
  • 흐림보은 7.1℃
  • 흐림금산 8.4℃
  • 흐림강진군 10.0℃
  • 구름많음경주시 9.2℃
  • 구름조금거제 13.3℃
기상청 제공

[연예] 판타지 속으로 디바의 유혹…인순이 '더 판타지아'

아이돌 샤이니 ‘링딩동’·뮤지컬 ‘시카고’
라스베이거스 쇼 연상 화려한 볼거리 선사
“모든 무대가 서바이벌… 치열하게 준비”
세대·장르 아우른 레퍼토리로 펼칠 예정

 

■ 내달 7~8일 세종문화회관서 ‘더 판타지아’ 공연 인순이

올해로 데뷔 33년된 가수 인순이(54)가 보여주는 세계는 스펙트럼이 넓다.

나이트클럽, 시골 군민 잔치부터 세종문화회관, 미국 카네기홀 등 어떤 무대에서도 주인공이 된다. 또 ‘뮤직뱅크’, ‘7080 콘서트’, ‘가요무대’ 등 세대 차가 뚜렷한 방송도 아우른다.

1978년 희자매 시절 데뷔곡 ‘실버들’부터 최근 신곡인 힙합 댄스곡 ‘어퍼컷’까지 장르의 한계없이 음악도 회춘을 거듭한다. 히트곡 ‘밤이면 밤마다’ 때나 지금이나 섹시한 웨이브 춤도 녹슬지 않았다. 이 대목들은 지금 가요계에서 50대의 인순이가 차지하는 독보적인 입지를 말해준다.

지난 29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인순이는 “많이 넘어지고 일어서며 지금의 내가 됐다”며 “스스로를 달달 볶는 성격, 관객이 원하는 어떤 무대든 오르겠다는 생각이 내 한계를 하나씩 지워줬다”고 했다.

요즘도 그는 인생이 고달플 정도로 새 무대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오는 5월 7~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더 판타지아(The Fantasia)’란 타이틀로 공연한다.

“말로는 무대를 즐긴다지만 팬들의 마음에 들려면 준비 과정이 치열하죠. 관객이 좋아해야 살아남으니까요. 전 행사에서도 행사 취지, 관객 연령대에 맞춰 현장에서 곡목을 바꿔요. 어르신이 많으면 그날은 트로트죠. 또 ‘열린음악회’가 경상도·전라도·충청도, 학교·공설운동장 등 어디냐에 따라서도 노래가 달라져요.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하니 모든 무대가 서바이벌이죠.”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판타지아’란 주제로 관객과 소통할 ‘꺼리’부터 찾았다. 라스베이거스 쇼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시각적 판타지’, 돌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의 판타지’로 밑그림을 그리고 레퍼토리를 촘촘히 박는 작업을 했다.

그는 스스로 ‘히트곡이 많지 않은 디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제가 히트곡이 많았다면 전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거예요. 남의 곡을 부르며 원곡자 만큼 부르려고 노력했거든요. 공연을 ‘당신’ 곡으로 채우는 대선배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다행히 과거 첫 공연 때 제 곡 4~5곡으로 시작했는데 이제 절반 이상을 제곡으로 채워요.”

오히려 약점은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는 “공연 때마다 새로운 곡을 채우다보니 매번 새로운 공연이 된다”며 “그래서 관객들이 ‘이번에 인순이는 뭘할까’란 기대를 가져주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무대에서도 그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링딩동’과 DJ.DOC의 ‘런투유’ 등 젊은 세대곡, ‘7080’ 세대 롤러장을 대표하는 음악, 추억의 전통가요 메들리, 뮤지컬 ‘시카고’와 ‘페임’의 한 대목을 선보인다.

인순이의 가수 인생 33년은 환경을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시간들로 느껴졌다. 그는 “난 혼혈이란 뿌리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살았다”며 “난 150% 노력해야 사람들이 80~90%를 알아줬다. 많이 넘어져 보니 어떻게 넘어져야 덜 아픈지, 빨리 일어나는지 알겠더라. 이젠 90% 노력하면 120%를 알아준다”고 말했다.

자신처럼 넘어진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자 그는 메시지가 있는 노래를 부른다. 희망을 노래한 ‘하이어(Higher)’, 한번 사는 인생에서 후회없이 살자는 ‘어퍼컷’도 같은 맥락의 곡이다. 인순이는 무대가 있었기에 화려한 조명 아래서 살았다고 했다. 그렇기에 관객이 있는 모든 무대는 규모와 장소를 막론하고 소중하다.

“제가 대중 가수에게 인색한 예술의전당 얘기를 했을 때 ‘나이트클럽에 서는 사람이..’란 말도 들었어요. 저는 나이트클럽에서 ‘픽업’돼 방송에 나갔고 지금도 그곳에서 공연해요. 며칠 전 상계동의 클럽에서 제 노래에 귀 기울여주는 관객들이 고마워 눈물이 났어요. 제겐 카네기홀도 좋지만 모든 무대가 소중해요.”/연합뉴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