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4 (월)

  • 구름많음동두천 15.7℃
  • 맑음강릉 18.2℃
  • 연무서울 16.4℃
  • 맑음대전 17.9℃
  • 맑음대구 18.2℃
  • 맑음울산 19.7℃
  • 맑음광주 19.5℃
  • 맑음부산 18.7℃
  • 맑음고창 18.6℃
  • 구름조금제주 21.1℃
  • 맑음강화 14.5℃
  • 맑음보은 16.9℃
  • 맑음금산 17.9℃
  • 맑음강진군 19.1℃
  • 맑음경주시 20.5℃
  • 맑음거제 17.6℃
기상청 제공

고3 사회진출 돕는 경기도교육청 사업, '꼼수 예산 소진' 논란 확산

자격증 아닌 뮤지컬·대학탐방에 예산 소진
학원 영업전에 EBS까지 가세…취지 빛바래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에게 운전면허나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경기도교육청의 사업에 '꼼수 예산 소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억지로 예산을 쓰려고 사업 취지와는 무관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 및 경기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다수의 도내 고등학교는 도교육청의 '사회진출 역량개발 지원사업'의 예산을 강제로 소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고등학교 졸업예정자가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운전면허 학원비 30만 원을 지원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돕는 학교 자율 프로그램에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총 예산은 372억 원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뮤지컬·영화·연극을 보러 가거나, 대학 탐방을 하는 데 사업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 진출을 돕는다는 사업 취지와는 전혀 무관한 프로그램이다.


대입 면접·논술반 등을 꾸려 교사 수당으로 사업비를 소진할 계획을 세우거나, 3학년 대신 1·2학년 학생에게 돈을 쓰려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예산이 남으면 반납하라고 학교에 지침을 내렸지만, 여전히 학교는 예산을 빨리 소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도교육청이 매년 실시하는 학교 평가에는 예산을 얼마나 소진했느냐도 평가 기준으로 들어가는데, 자칫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사업비를 따내려는 업체들의 영업전도 활발하다. 이미 각종 학원들은 학교 자율 프로그램 운영비를 따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학교에 홍보하고 있다. 공영방송인 EBS까지도 합세해 인당 30만 원 가격의 자격증 강좌를 만들고 각 학교에 사업 안내문을 보냈다.


또 운전면허 학원이 없는 성남 지역에서는 학생들이 학원 신청을 취소하는 등, 취지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사례가 도내에서 속출하는 상황이다. 사업 이후로 운전면허 학원 비용이 올랐다는 불만도 나온다.


경기도의회 전자영 의원(민주·용인4)도 지난 17일 도교육청 행정감사에서 "사업 시행 이후 오히려 운전면허 학원비가 더 올랐다는 불만이 팽배한데, 그 와중에 EBS는 대폭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학교 현장에서는 혼란과 업무 과중이 발생하고 있다"며 예산 낭비 논란을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급하게 사용되는 바람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내년에는 학교 의견을 수렴하고 담당자 연수를 실시하는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돕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