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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법정’의 발자취 고슨란히

■ 법정스님의 의자/ 12일 개봉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담은 다큐멘터리 한 편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법정스님의 의자’다.

‘법정스님의 의자’는 적어도 형식측면에서 영화적으로 훌륭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구성이 오밀조밀하고 탄탄하지 못하다. 법정스님의 육성이나 주변인의 인터뷰에 비해 내레이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영화의 화법에 따라 다양한 변화와 효과를 줄 수 있는 음악의 사용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영화 말미에 나오는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은 뜬금없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전달하는 내용은 이러한 모든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강력하다.

살아생전 법정스님이 남긴 영혼을 고양하는 말씀과 그가 남긴 무소유의 발자취, 그리고 무엇보다 ‘시대의 스승’을 그리워하는 제자들의 순정한 눈빛을 따라가다 보면 75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리고 질문이 남는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가’.

‘무소유’ 등 수십 여권에 이르는 저서로 가장 대중에게 인기있는 승려였던 법정스님은 청빈한 삶의 표상이었다.

수십억 원에 이르는 인세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그의 암자에는 책조차도 몇 권 없었다. 그를 위해 일반신도가 기증한 길상사에서는 생전에 하룻밤도 자본 적이 없었다.

철두철미하게 무소유로 일관한 그의 삶의 자세는 몸에도 흔적을 남겼다. 수십 권의 책을 썼고, ‘수타니파타’, ‘법구경’ 등 수많은 경전을 번역했지만 그의 손 모양새는 수십 년간 텃밭을 일군 ‘농부의 손’처럼 거칠기만 했다.

영화는 등록금이 없어 작은아버지에게 손을 벌려 학업을 이어가야 했던 어려웠던 유년기, 거목 효봉스님 밑에서 엄격하게 수학하던 청년기, 순천 불일암에서 용맹정진했던 장년기, 벽지에서 홀로 병마와 싸우던 노년기 등으로 나눠 법정스님이 남긴 삶의 족적을 따라간다.

“언젠가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육신마저 버리고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라든가 “중이 출가할 때보다 몸무게가 늘어선 안된다” 등의 말씀이 기억에 남을 만하다.

제목인 ‘법정스님의 의자’는 스님이 영화 ‘빠삐용’을 보고 직접 만든 의자를 의미한다.

‘지선아 사랑해’ 등을 연출한 중견 임성구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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