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세계’ ‘국제’라는 말을 좋아하는 나라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 걸핏하면 ‘세계00축제’나 ‘국제00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물론 앞으로 세계화를 지향하겠다는 의지에서 그런 명칭을 붙였다고 항변한다면 할 말은 없다. 남양주시에서도 오는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을 연다. 이 행사는 권위를 인정받는 명실상부한 세계대회이므로 행사명칭에 대한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이제 쯤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나 세계행사를 개최하기 전에 지역에 돌아갈 이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각 지자체들이 축제나 행사에 ‘세계’나 ‘국제’라는 명칭을 경쟁적으로 사용하려는 이유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대회라는 행사명칭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만약 그 행사 기획이나 운영이 미숙해 국제대회나 세계축제답지 못했을 경우 오히려 비난을 받고 지역이미지를 망가트릴 수 있다. 또 많은 예산을 들이고도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 경우도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남양주시에서 열리는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5억원의 시비 투입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 대회에 투입되는 예산은 국기원 예산 3억원과 시 예산 5억원 등 모두 8억원이다. 그러나 투자액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남양주시는 이 대회 참가인원을 50여개국 7천여명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예상수익까지도 밝히고 있다. 체제일수 5일 기준으로 참가자 1인당 예상 평균 지출비용 17만3천원과 교통비, 숙박비, 식·음료비, 그리고 오락 및 유흥비와 쇼핑비 지출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선수들은 안전관리 등의 이유로 서울지역의 대학기숙사를 숙소로 이용하려 하고 있고 대회운영본부 소속 100여명만 화도지역 모텔을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섭외 중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가 기대하는 참가자들의 숙박, 쇼핑 등 돈되는 것은 대부분 서울 등 외지에서 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이 대회를 유치하기 전에 지역에 어떤 이익이 오는 지를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물론 우리는 이 대회의 성공을 기원한다. 따라서 우리의 우려가 기우가 되길 바라면서도 앞으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지자체들은 사전에 꼼꼼하게 득실을 따져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