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의 보고(寶庫)인 광릉숲이 자동차 매연으로 신음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광릉숲은 의정부시와 포천시, 남양주시에 걸쳐 있는 숲으로 전체 면적이 약 2만4천465㏊에 달한다. 지난해 설악산과 제주도, 신안 다도해에 이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핵심·완충·전이지역 등으로 세분화돼 보호,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광릉숲 관통도로는 숲 한가운데를 지나는 왕복 2차로(총연장 11.4㎞)로 의정부와 포천 사이의 43번 국도와 남양주시를 지나는 47번 국도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교통의 편의성으로 하루 평균 1만 대 가량의 차량이 오가는 등 교통량이 줄지 않고 있다.
최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대형화물차 통행 금지 조치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광릉숲을 관통하는 도로에서 이산화질소(NO₂)를 측정한 결과 연평균 13.4ppb로 나타났다고 한다. 숲 사이로 도로가 지나는 오대산 관통도로(월정사~상원사.446호 지방도로·총연장 7.2㎞)에 비해 무려 6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오대산 관통도로의 지난해 연평균치는 2.88ppb였다. 특히 공업도시인 울산광역시의 지난해 이산화질소 연평균 수치가 24.0ppb였던 점을 감안하면 천연림 한 가운데 있는 도로로서는 결코 낮지 않은 수치다.
광릉숲은 지난 2007년부터 8톤 이상 대형 화물차의 진입을 금지했다. 2006년 관통도로 변에 있는 잣나무와 전나무 등 수령 100년 이상 침엽수 654그루 가운데 492그루(75.2%)가 고사하거나 고사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고, 주요 원인으로 차량 매연, 그 중에서도 대형 화물차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관통도로 매연 오염도 조사가 처음 실시된 2004~2007년 이산화질소 농도를 보면 연평균 17.28~20.61ppb를 기록했다. 심할 경우 지난해 울산지역 연평균 수치를 웃도는 최고 26.10ppb(2007년 4월)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도 광릉숲 관통도로 주변에서는 여전히 고사중인 고목들이 관찰되고 있다. 수목원 측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차량 매연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목원 측은 경기도와 함께 관통도로의 통행제한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긴급차량 외에는 통행을 제한하고 광릉숲 우회도로로 유도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하지만 광릉숲 우회도로는 약 18㎞로, 말 그대로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차량이 관통도로를 이용하고 있으며 광릉숲 인근의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와 남양주시 진접읍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통행제한에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수도권의 허파로 불리는 광릉숲이 지금 상태로 방치돼서는 곤란하다. 조금 더 빨리 가자고 소중한 산림자원을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말이다. ‘숲은 생명이다’라는 인식을 갖고 우회도로 개선 등 광릉숲 보호에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