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 아득한 아날로그의 향수를 딱 내게 맞는 수준으로 보여주는 프로를 보게 됐다.
조금 더 오래된 라디오 마냥 아득함을 선사해 주기도 하고 때론 나보다 늦은 세대의 생소한 노래를 전해줘 우리 부부를 즐겁게 한다. 평소 TV를 잘 보지 않는 우리에게 7080은 유일하게 기다려지는 프로가 됐다. 그러던 어느날 ‘조덕배’라는 가수가 출연했다. “누구지?” 하며 화면을 응시하는데….
“가수의 입모양과 발음이 이상하다?” “왜, 저런 사람이 출연했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잠시 진행자 배철수씨와 얘기를 하는데 병을 이겨내고 처음 출연하는 무대란다. “무슨병이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당장 인터넷 검색을 했다.
“조덕배(趙德培·1959년8월 21일)는 대한민국의 대중가요 가수이다. 1978년 첫 앨범을 만들었지만 실패하고, 1984년 〈나의 옛날 이야기〉로 공식 데뷔해 활동했다. 80년대에 〈꿈에〉,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 등이 크게 히트해 인기를 얻었으며, 몇 차례 반복되는 마약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 위키백과 그는 어려서부터 몸이 불편했다. 그리고 2년 전에는 뇌출혈을 일으켜 투병하다 최근 활동을 재개했고 완쾌 후 첫 번째 무대가 바로 7080이라고 한다. 묘한 느낌을 주체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중고음반 사이트를 뒤져 그의 구입할 수 있는 모든 LP음반을 구입했다.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그의 LP음반을 들어보니 새의 지저귐이랄까, 읇조리??창법이나 연인에게 수줍어하는 그의 음악세계가 다가온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표현이 적당할까?
자기 취향이 아니라는 처의 말처럼 내가 좋아 할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의 노래에는 부드러운 열정이 있었다. 그의 음악을 듣고 즐긴다는 것은 ‘조덕배’라는 가수보다 내게 더 커다란 행복이다.
요즘 사람들은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 때문에 다른 곳에 보일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요령을 피우고 적당히 하는 사람이 더 잘 사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런 모습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자신을 반성하기보단 남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중년을 지난 나이에 꺽이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는 그는 분명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이 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사회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노력을 통한 발전이 중요하다. 이런 사회에 자신의 벽, 고통을 허물고 우뚝 솟은 이에게 참다운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세상 그 세상이 아름답다고 소리치고 싶다. 그런 세상을 위헤 한걸음 더 전진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세상은 늘 즐겁기만 할 것이다. 설사 그가 꼴찌일지라도 난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