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국가대표들이 들뜨고 즐거운 분위기 때문에 혹독한 야구장 훈련을 치렀다.
26일 남녀 국가대표팀의 성대결이 펼쳐진 서울 목동구장.오는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집중력을 강화하고 담력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준비된 훈련이었다.
남자팀은 오진혁(농수산홈쇼핑), 임동현, 김우진(이상 청주시청), 여자팀은 기보배(광주광역시청), 정다소미(경희대), 한경희(전북도청)로 구성됐다.
평정심이라면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었으나 초반부터 흔들렸다.
장내 아나운서의 고함과 관중의 소음,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응원가가 시위를 놓는 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활 바로 아래 바닥에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스의 마스코트 턱돌이가 뒹굴며 춤을 추기도 했다.
여자팀 주장 기보배의 첫발은 엘리트 선수들에게서 구경조차 할 수 없는 5점을 기록했다.
최고 베테랑 오진혁도 1엔드 마지막 6발째에 메이저 대회에서 나오면 패배로 직결될 수 있는 7점을 쏘고 말았다.
일부러 계획된 노골적인 경기방해였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큰 대회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편파 해설이나 관중의 돌출행동 등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다.
태릉선수촌에서 목동구장까지 도착할 때까지 오후 일정도 메이저 대회에서 불거질 수 있는 돌발 변수를 잡으려고 면밀하게 준비됐다.
올림픽 같은 경기에서는 선수 소개와 대기 시간 등으로 몸을 풀 새도 없이 경기를 치르는 수도 있다고 한다.
국가대표들은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선수촌을 떠나 활을 한 번도 잡지 않은 채 야구장에 마련된 사대에 섰다.
야구장 분위기도 국제대회가 열리는 양궁장처럼 연출됐다.
국제 양궁장은 사대 양쪽으로 관중석이 있고 전면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점수와 선수들의 얼굴이 방영된다.
외야석이 없는 목동구장은 1, 3루쪽에만 관중이 있어 제 격이었다.
의도적으로 어색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흔들거리던 선수들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평정을 찾아갔다.
마지막 4엔드의 마지막 세 발에서 여자팀은 10-10-9를 쏘았고 남자팀은 10-10-10을 쏴 완벽한 마무리를 보였다.
장영술 총감독은 “처음에 흐트러졌다가 나중에 평정을 찾았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 시작을 어떻게 끊을지 생각해보게 됐다”며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보완점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 결과에서는 남자팀이 여자팀을 220-217로 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