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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재단적립금으로 등록금 해결하라

 

요즘 때아닌 반값 대학등록금 열풍이다. 대학가는 지금이 대학등록금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밀어부칠 태세다. 정치권도 여야 가릴 것 없이 반값 대학등록금 실현을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용도폐기 됐던 대학등록금 문제에 정치권이 몰두하는 것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

대학가는 대학등록금 인하에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 한신대 총학생회가 등록금 동결을 촉구하기 위해 재학생들에게 동맹휴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동맹휴업이 결정됐다. 총학생회와 대학 측은 최근까지 5차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등록금 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의 문제는 청년실업 해결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주말인 28~29일 경기도 용인 경희대 국제캠퍼스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청년실업 해결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문화제와 집회를 열었다.

정치권은 반값 대학등록금 실현을 위해 여야 가릴것 없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신임 황우여 원내지도부가 애초 약속한 대학등록금 반값 경감 방안이 정부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없이 발표돼 혼선을 빚은 데 따른 대안을 마련 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8일 최근 불거진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논란과 관련, 앞으로 재정 소요가 큰 정책을 추진할 경우 당정이 반드시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한나라당은 최근 ‘만5세 어린이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 등으로 복지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친서민 행보에 대응해 올해초 포퓰리즘 논란을 낳았던 ‘3+1 무상복지론(무상교육.의료.보육+반값 등록금)’을 다시 펼쳐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28일 오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노동 및 의료 관련 시민단체 등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과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시민걷기 한마당’ 행사를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갖는다. 이 자리에서 ‘무상의료’를 강조했다. 민주당이 무상의료 카드를 꺼내든 것은 ‘반값 등록금’을 내세우며 친서민 궤도로 옮겨간 한나라당의 새 원내지도부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정치권이 대학등록금 문제를 예산으로만 풀어가려는 움직임과는 달리 수원대가 대학 내부에서 해결방안을 찾아 귀추가 주목된다.

수원대학교(총장 이인수)는 대학 적립금 가운데 200억원 이상을 장학금으로 조성해 학생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2010년 결산 기준으로 수원대의 누적 적립금은 2천890여억원에 달한다. 수원대는 지난 1년 동안 모인 대학 적립금 320여억원 가운데 시설 개선을 위한 건축기금 8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50여억원 전액을 장학기금으로 조성키로 했다. 장학금 조성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학 적립금을 등록금 부담 완화에 쓰는 등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반값 대학등록금을 실현하는데 최소 2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도 뒤따른다. 추가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대학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재단적립금 명목으로 수천억원씩 쌓아두고 등록금 동결에는 인색한 대학들은 수원대의 적립금 장학금 할애에서 배워야 한다. 2009년 기준으로 사립대학의 재단적립금이 10조원에 이른다. 이제까지 등록금 인상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대학들이 논의에서 저만치 물러나 있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그리고 거둬들이고 있는 대학등록금이 적절한 수준인지도 따져 보아야 한다. 인하요인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값 등록금 실현에 혈세만 사용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