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한국 개신교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신앙의 관점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지만 샘물교회의 아프가니스탄 선교로 인한 물의 등 무분별한 해외 선교와 목회자들의 불륜, 교회의 대형화, 정치화, 신학교의 난립으로 인한 저질 목회자 양산, 지나치게 현세 지향적이고 기복적 신앙, 물질 숭배, 타종교에 대한 무례행위 등 비판의 수위가 점점 높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세를 하려거든 아예 모 특정교회로 가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오고 있는데 5.6개각에 따른 이번 장관후보 인사 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이 특정교회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교회도 있다. 성남시 분당우리교회가 그곳이다. 보도(연합뉴스 5월30일자)에 의하면 분당우리교회는 자체 교회 없이 분당구 이매동 송림고등학교 강당을 목회 장소로 빌려 사용하고 있단다. 이 교회가 창립된 것은 2002년이니 거의 10여년이나 되어간다. 대단한 것은 현재 출석 교인이 1만3천여명으로 늘어나 주일 예배를 5부로 나눠서 할 만큼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교회건물을 짓지 않고 있으며 십자가도 교회 간판도 걸어놓지 않고 있다.
이찬수담임목사에 따르면 원래 분당의 조그만 상가에서 교회를 시작하려했는데 인근 교회에서 반대를 해서 포기하고 학교 강당으로 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교회건물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경쟁적으로 대형 교회건물을 지향하고 있는 풍토에서 이목사의 생각은 신선하다. 그는 일부 교회의 호화 건축이 비난 받고 있는 것이 ‘교회가 사회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세상에 심은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교회의 이미지를 불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힌다.
구구절절 옳은 소리다. 특히 개신교인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분당우리교회가 교회 건물을 짓는 대신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2006년 분당우리교회복지재단을 설립해 사회복지기관 지원사업, 복지시설 운영, 저소득아동 지원사업, 자원봉사센터 운영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파렴치한 일을 했을 때 교회가 이목사 자신을 쫓아낼 수 있도록 스스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도 신선한 충격이다. 이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목사들이 있어 우리나라 교회가 유지되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