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13일자 22면엔 경기도내 학교들의 이색적인 수학여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도내 학교들이 무인도캠프, 문화체험 등 이색적인 수학여행을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학교는 용인 흥덕고등학교이다. 이 학교는 지난달 2~4일 1학년 학생 270명이 19개팀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여행을 다녀왔다. 학생들은 경기도 강원도 전라남도 등 전국 19곳에서 생태체험, 문화체험, 역사탐방, 템플스테이 등의 다양한 주제로 기행을 했는데 기행에 앞서 팀별로 사전스터디 모임을 진행하고 교통편과 먹을 것, 기행 목적 등에 대한 세부기획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동료와의 협동을 통해 스스로 기행의 목적과 계획 등을 수립해서 학생 만족도가 높은 만큼 더욱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수학여행을 두고 말이 많았다. 서울의 어느 학교는 240만원을 들여 호주나 뉴질랜드로 수학여행을 떠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고 여러 학교의 교장이나 담당자가 여행업자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아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용인 흥덕고등학교의 주제별, 팀별 수학여행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수원 태장초등학교는 지난 1~3일 경주 일대에서 ‘신라문화체험’을 주제로 6학년 수학여행을 진행했는데 팀별로 과제를 부여받고 조사계획을 세워 친구들과 협동활동을 시행했다고 한다. 안양외고 2학년 학생들도 지난달 18~20일까지 전남 신안군의 한 무인도와 제주, 경주, 충남 청양 등에서 반별로 무인도 캠프, 내가 만드는 하이킹, 제주·탐라오름, 농사실록·청양 산꽃마을 등 6개 테마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런 수학여행은 학생들에게 깊은 추억을 만들어 준다.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확실히 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팀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생들 간의 협동심과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수학여행은 수백명이 한꺼번에 출발해서 한 숙소에 자고 같은 여행지를 관광하며 똑같은 음식을 먹는 형식이다. 교사들은 수백명을 한꺼번에 통제하느라고 정신이 없고 학생들도 시간에 쫓겨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수학(修學)여행’이라는 본래의 뜻과는 거리가 먼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곤 했던 것이다. 따라서 용인 흥덕고와 수원 태장초교, 안양외고 등이 실시한 수학여행은 본보기가 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