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휘자·첼리스트 ‘겸업’ 장한나
연주자 100여 명을 통해 하모니를 빚어내는 지휘자와 직접 현과 활을 이용해 연주하는 첼리스트.이 두 가지 역할을 거뜬히 해내는 장한나(29)를 지난 25일 전화로 만났다.
그는 다음 달 13∼28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앱솔루트 클래식 Ⅲ’에서 지휘봉을, 12월8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는 첼로를 잡는다.
◇지휘자 장한나 = 장한나가 대학에 진학할 당시 부모님은 사회공헌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지휘는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에게는 교향곡이 다가가기 쉬울 것 같아서 시작했다.그는 2003년부터 제임스 드프리스트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에게 지휘를 배웠다.
2009년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이 그의 스승을 자처했다. 마젤은 자신이 만든 미국 캐슬턴 페스티벌에 그를 초청해 지휘 수업을 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독일의 바이에른 국립 청소년 교향악단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창단 36년째인 이 교향악단이 예술감독을 임명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2007년 지휘자로 데뷔한 그는 2년 뒤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지휘자로 나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앱솔루트 클래식’은 그가 청소년 음악도를 훈련해 지휘하고 해설하는 청소년 관현악 축제다.“‘앱솔루트 클래식’은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모토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말이 사실이라고 확신해요. 물론 ‘앱솔루트 클래식’이 맺은 열매가 그동안 어느 정도 영글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 단원의 성장 과정을 통해 그 변화를 조금씩 느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단원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초심을 기억하게 되고요.” 그는 지휘자의 역할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더 좋은 연주를 더 쉽게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진심은 통한다는 점을 매번 음악을 통해 경험합니다. 언어로 대화할 때는 이해의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곡을 연주할 때는 지휘자와 단원, 그리고 관객의 열정이 서로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죠. 음악에는 언어의 장벽이 없으니까요.”
그는 데뷔 5년차인 ‘초보 지휘자’지만, 잡혀 있는 지휘 일정은 빡빡하다.
이번 가을부터는 시애틀 심포니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리버풀 필하모닉 등의 지휘대 위에 설 계획이다.
특히 2013년에는 그의 첼로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와 지휘자와 독주자로 만난다.
◇첼리스트 장한나 =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장한나의 모습은 아무래도 첼리스트다.
그는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에 샛별로 떠올랐다.영국의 클래식 음악 전문 잡지인 그라모폰은 2006년 그를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Tomorrow’s Classical Superstars)’ 2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는 첼로 거장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를 사사했다.
로스트로포비치는 그가 12세 때인 1996년 레이블 EMI를 통해 첫 음반을 낼 때 지휘를 자청할 정도를 그를 아꼈다. 그는 5년 전부터 지휘봉을 잡으며 ‘겸업’을 하고 있지만, 첼로를 잊은 적이 없다.
악기 연주와 지휘는 한 작곡가와 음악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는 데 서로 도움이 되는 ‘보완 관계’이기 때문이다. 3년 뒤면 첼리스트로 데뷔한 지 20년을 맞는 그는 연말에 첼로 리사이틀로 다시 고국 관객을 찾는다.
연주 프로그램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와 첼로 소나타, 마누엘 데 파야의 7개의 스페인 민요, 피아졸라의 ‘그랑 탱고’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춤과 노래를 주제로 꾸며봤어요. 가사가 없는 노래, 민요를 첼로 연주곡으로 편곡한 곡, 그리고 노래와 분리될 수 없는 춤곡을 연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