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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첨의 영웅주의 최남선과 이광수…윤리성 초점 맞춰

육당 최남선·춘원 이광수 사상 생애 분석 단행본
1920년대 식민지 조선 청년지사들 모습 등 포착
민족주의 윤리성 초점 맞춰 두가지 통념 진실 분석하다

아첨의 영웅주의 최남선과 이광수

서영채 글|소명출판|412쪽|2만원.

윤리성에 초점을 맞춰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의 사상과 생애를 분석한 단행본이다.

문학평론가이자 한신대 교수인 저자는 대일협력자들에 대한 기존 논리를 뛰어넘어 이들을 보고자 했다. 여기서 기존 논리란 대일협력의 죄상을 열거하는 단죄론, 험악한 시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동정론을 말한다.

저자는 이 두가지 논리는 모두 대상의 진짜 모습으로부터 회피하려는 무의식적 시도라고 말한다. 사실들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실들을 앞세우는 것조차도 일종의 회피라는 것. 그 사실들을 만들어낸 진짜 힘, 그들의 진짜 모습은 그 사실성 뒤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최남선과 이광수는 민족을 배신함으로써 민족주의 핵심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그것은 철저하게 ‘비윤리적’이 됨으로써 ‘윤리적’이 되는 행위, 자기 자신의 존엄성을 대가로 지불함으로써 민족의 장래에 보험을 드는 행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윤리적으로 예찬하거나 기린다면 반대로 그들은 비윤리적인 상태로 떨어져 버린다. 그들은 이처럼 윤리와 비윤리가 기묘하게 얽혀 있는 지점에 놓여 있으며, 이 책의 저자가 ‘아첨의 영웅주의’라는 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윤리적 역설이다.

저자는 비윤리의 윤리성이 작동하는 역설 지점을 포착하고 그것을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단죄론과 동정론이라는 두 개의 통념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또 이런 두 가지 관점을 모두 극복하기 위해선 ‘친일’과 같은 말은 두 사람의 행동과 생애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두 사람의 삶이나 생애는 ‘친일’이라든가 ‘동정’과 같은 단순하면서 단일한 관점이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조망해야만 제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남선과 이광수의 대일협력의 문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그들이 가장 빛났던 순간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삶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년’지를 창간한 청년 시인 최남선, 또 단군을 살려내기 위해 고뇌하고 분투하던 젊은 역사학자 최남선, 그리고 낙양의 지가를 끌어올린 ‘무정’의 청년 소설가 이광수, 금강산과 백두산을 향해 떠났던 1920년대 식민지 조선의 청년 지사들의 모습 등으로 포착해낸다. %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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