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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는 철저한 상업·오락 영화"

제작 총괄 ‘해운대’ 감독 윤 제 균
스토리·코미디보다 기술력 중점
괴물이 주인공인 상업·오락 영화

 

“‘7광구’는 철저한 상업·오락 영화입니다. 비유하자면 ‘에이리언’에 가까운 영화지, 봉준호 감독의 ‘괴물’ 같은 영화는 아니에요.”지난달 28일 논현동 JK필름 사무실에서 만난 윤제균 감독은 자신이 제작자로 나선 국내 최초 3D 블록버스터 영화 ‘7광구’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이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해운대’의 감독이 아니라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의 첨단에 선 JK필름의 대표로서 자신이 제작을 총괄한 ‘7광구’가 어떤 목표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26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에 대해 ‘드라마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윤 감독은 꽤 억울하다는 반응이었다.

애초에 ‘해운대’와 같은 드라마나 코미디는 염두에 두지 않았고 ‘괴물’처럼 서사가 강한 괴수영화를 만들 생각도 없었다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괴물’에서와 같은 드라마를 기대했던 것 같은데, 우리 영화는 괴물을 기술적으로 잘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둔 영화고 그런 점에서 할리우드에 비해서도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7광구’의 핵심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괴물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7광구’의 초고는 완전히 스릴러였어요. 김휘 작가가 쓴 버전인데, 나는 좀더 재미를 보강해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스릴러와 재미가 충돌되는 지점이 많잖아요.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무게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김지훈 감독에게 제안을 했죠. 김 감독이 시나리오를 보더니 이 영화의 주인공은 괴물이라고, 괴물과 하지원이라고 하더군요. 전 세계 괴물 영화 중 ‘7광구’만큼 괴물이 많이 나오는 영화가 없어요. 괴물 장면만 400커트가 넘어요.”

언론 시사회에서 영상의 밝기가 너무 어두웠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는 이날 오전까지 수정 작업에 매달렸다고 했다. 또 3D 입체효과를 보다 강화하는 쪽으로 CG(컴퓨터그래픽)를 손보기도 했다.

“3D라는 게 해보니까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닌데, 절대 쉽진 않아요. 경험이 필요하더군요. 1분짜리는 근사하게 만들 수 있죠. 입체감을 얼마만큼 주느냐에 따라 3D 효과를 느끼니까요. 처음엔 돌출값(CG에 입체감을 주는 정도)이 많은 게 뛰어난 입체영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지금 세계적으로 최고 퀄리티라고 인정받는 건 2시간 동안 봐도 어지럽지 않은 겁니다. 어지럽지 않게 하는 게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국내에는 아직 그런 인식이 별로 없다보니 관객들이 3D 효과를 더 느낄 수 있도록 괴물에 입체감을 더 주는 작업을 어제까지 했어요.”

윤 감독은 ‘7광구’로 구현한 3D 기술이 할리우드에서 전수받은 게 아니라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가 이 영화를 기획한 시점은 5년 전, ‘해운대’를 만들기 전이었고 그때만 해도 3D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8년 11월 ‘해운대’ 특수촬영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3D 작업에 참여하던 스태프들을 만난 것이다.

“‘아바타’가 2009년 말에 나왔으니까 2008년은 미국에서 3D 열풍이 불던 시절이었어요. 미국 스태프들, 영화 관계자들이 다음 작품은 뭐냐고 해서 ‘7광구’ 얘길 했더니 다들 이건 3D로 하는 게 좋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해운대’ 촬영하면서 쉬는 시간에 3D 업체들을 찾아다녔어요. 그런데 ‘아바타’나 ‘블러디 발렌타인’을 만든 3D 장비업체들과 접촉해보니 장비 대여 비용이 어마어마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우리 기술력으로 해보자고 달려들었죠.”

그는 ‘해운대’의 CG 작업을 함께했던 회사 ‘모펙’과 손잡고 2009년부터 3D 기술에 매달렸다. 1년 넘게 연구한 끝에 ‘아바타’처럼 그린매트를 바탕으로 인물의 액션을 찍고 배경 CG에 미리 3D 입체감을 넣어 두 가지를 합성하는 방식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모펙의 장성호 대표가 이번 작업하면서 정말 많이 고생했어요. 투자자들이나 관객들의 눈높이는 ‘아바타’인데, 돈은 3D에 CG까지 포함해서 50억밖에 안 되니까 장 대표한테만 자꾸 의지하는 구조였죠. 할리우드에서 이런 얘기 하면 되게 웃어요. 그 가격에 우리가 해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중심이 괴물이다보니, 괴물 캐릭터를 만드는 데에도 오래 공들였다고 했다.

“심해에서 올라온 괴물이기 때문에 초반에 장성호 대표와 내가 잡았던 콘셉트는 심해생명체의 특징 세 가지를 가진 괴물이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발광체, 반투명,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죠. 그런데 김지훈 감독이 합류하면서 괴물의 눈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서 사람과 사투할 때 둘이 서로 눈을 쳐다보도록 하자고 했죠. 장 대표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낙지, 해삼, 미더덕까지 온갖 해산물을 사갖고 와서 질감이나 내부나 움직임을 몇 개월간 연구해서 만든 게 이 괴물이에요. 특히 이 괴물은 석유의 치환적인 존재로 나오니까 석유가 공격성을 띠었을 때 위험해지는 것처럼 엄청나게 위험하고 포악해지는 이미지로 그렸죠.”

‘7광구’뿐만 아니라 그는 얼마 전 개봉된 ‘퀵’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7광구’가 100억원대의 순제작비가 들었고 ‘퀵’ 역시 순제작비만 80억원, 마케팅비를 포함한 총제작비는 100억원대가 넘는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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