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길었던 장마와 그 장마가 끝난 뒤에도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장대비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아직도 얼마나 폭우가 더 쏟아질지 모르는 형편이지만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번 여름에 발생한 전국의 폭우피해는 3천695가구에 4천35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국가적 재난이었다. 특히 춘천에서는 봉사활동을 갔던 대학생 등이 산사태로 매몰돼 13명이 죽고 26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서울 우면산에서도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26일 오후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29일 오전 현재 전국적으로 사망자가 60명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실종자까지 합치면 피해는 더 크다.
인명 피해도 극심하지만 산사태 주택붕괴나 침수 등으로 인한 재산 피해 역시 엄청나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도내에서 5천40세대 1만99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주택침수는 7천862세대로 북부 3천764세대, 남부 4천98세대, 공장침수는 20개시군 338개업체로 이중 남부 267개 업체, 북부 71개 업체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농작물은 1천447ha로 논이 849ha, 시설화훼가 393ha에 이르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조속한 복구가 이뤄지길 바란다.
그런데 본보(2일자 22면)에 따르면 수원에서는 주택 침수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수원시의 지난 7월 강수량은 489.8㎜로 평년(221.4㎜)보다 배 이상 많이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호천, 매산천, 황구지천 주변 등 상습 침수지에서 단 한건의 주택침수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물이 합쳐지는 벌판 지역인 권선구 평동지역은 상습 침수지로서 지난 2009년 7월 집중호우로 주택 160가구와 농경지 19필지, 사업장 5곳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30여가구가 침수됐던 곳이다.
이런 지역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철저한 사전대비 때문이었다. 시는 지난해 상습 침수지역인 매산동과 평동 등 9곳을 재해위험지구로 선정하고 침수가 우려되는 518가구에 역류방지시설인 집수정과 자동펌프 등 역류방지시설을 설치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한 518가구의 지하와 반지하 주택에서 단 한건의 침수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전 대비의 중요함을 알 수 있는 사례다. 뿐 만 아니다. 장마철을 앞두고 지하도 등의 하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대대적인 청소를 실시했다. 다른 지자체가 배워야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