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섭씨 30도를 오르 내리는 무더위에 동네 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단연코 음료이다. 각양각색의 음료들이 냉장고를 빼곡히 메우고 있다.
대형 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음료들은 대부분 페트(PET)병에 담겨 있다. 다루기 쉽고 휴대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진 페트병은 담겨진 음료를 다 마시고 나서도 재활용품으로 분류돼 귀한 대우를 받는다.
페트병 홍수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페트병은 냉장고 속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페트병 속에 뜨거운 음료를 채워 마시면 왠지 어색하다. 마시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고 만다.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보관했다가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름철이면 이용량이 증가하는 페트병 먹는샘물(생수)을 고온상태에서 오래 두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환경과학원 이준배 박사팀은 지난해 국내 제품 7개와 외국 제품 2개의 먹는샘물을 대해 용기재질, 보관조건, 보관기간 등에 따른 안정성 연구를 실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바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PET병 먹는샘물은 50℃ 온도에서 120일 이상 보관할 경우 살균이나 방부제로 쓰이는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이드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도는 권고기준(500ppb) 이하로 유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또 보관기간이나 온도변화에도 농도가 크게 변하지 않는 유리병 먹는샘물보다 농도 증가폭이 컸다.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페트병도 사용량이 늘어나는 여름철이면 골칫거리로 전락하기도 한다. 전국 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버린 쓰레기는 페트병 등 일회용 연질 플라스틱 포장류인 것으로 분석됐다.
담배회사 한국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속초와 대천, 중문 등 전국 6개 해수욕장에서 전개된 ‘2011 바다사랑 캠페인’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공동체 포럼이 실시한 ‘2011 해수욕장별 쓰레기 유형조사’ 결과, 페트병 등 일회용 연질 플라스틱 포장류가 22.73%로 지난해(28.25%)에 이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페트병이 다른 폐기물같이 오염물질이 아닐뿐더러 재활용품으로 인기가 높아 수거가 빨리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활용도가 높아 생활용품으로의 전환도 쉽다는 점이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