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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유년시절의 풋풋한 사랑·아픔 '첫사랑 두근두근'

소년의 감성 그린 윤동주의 ‘소년’ 첫페이지 장식

첫사랑 두근두근

윤동주 외 85인 지음 문학과지성사|231쪽|1만원.

윤동주부터 안도현까지 시인 86명이 쓴 97편의 시가 ‘성장시’라는 색다른 장르 아래에 묶여 출간됐다.

시인 김선우와 평론가 이광호가 엮은 ‘첫사랑 두근두근’이다.

문학에서 ‘성장’이라는 개념은 주로 소설에서 사용됐다. 성장소설은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에 이르는 시기에 내면을 형상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다.

반면 시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주로 포착하기 때문에 성장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다. 이에 ‘첫사랑 두근두근’은 극적인 성장의 이미지가 펼쳐지거나 압축된 서사를 담은 아름다운 성장시를 찾아 실었다. ‘시적 도약의 순간’에 따라 사랑, 가족, 사춘기, 유년의 기억 등을 테마로 6부로 나눴다.

윤동주의 ‘소년’이 1부 ‘사랑의 변주곡’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시인은 맑은 소년의 감성으로 자연과 사랑을 노래한다.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중략)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소년少年’ 중)

고은 시인의 ‘사치’는 누이의 병과 죽음을 둘러싼 유년의 시간과 이미지를 그렸다.

“누님의 흰 손은 떨어지고 이 세상을 하직했습니다/저는 울지 않고 그의 흰 백자白磁 베개 가까이 누워/얼마만큼 그의 죽음을 따라가다 돌아왔습니다/관棺 속은 누님인지 나인지 또는 어떤 기쁨인지 모르는 어둠이었습니다”(‘사치’ 중)

시집은 또 사랑이 사소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사건임을 말하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등을 통해 성장하는 소년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전하는 등 다양한 연시(戀詩)를 담았다.

“한 아이가 돌을 던져놓고/돌이 채 강에 닿기도 전에/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던/돌 같던 첫사랑도 저러했으리/그로부터 너무 멀리 왔거나/그로부터 너무 멀리 가지 못했다”(‘달맞이꽃’ 전문, 이홍섭)

또 “누가 도현네 올 고추 농사 잘 안되었네요 해도/가을에 가봐야 알지요 하시는/우리 어머니를 위하여/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고추밭’ 중)처럼 성장의 설렘을 담은 시와 유년기의 기쁨과 슬픔을 실은 시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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