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들어가겠다며 김포공항에 도착한 신도 요사타카 중의원 등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이 법무부의 강력한 입국 금지 조치에도 출국을 거부하자 헐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에 나온 공항 체류 전략까지 빌어다 쓰는 게 아닌지 관심을 모은바 있었다. 2004년 개봉한 톰 행크스의 영화 ‘터미널’은 공항 입국장이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영토에도 해당하지 않은 탓에 수 일을 공항에서 보내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톰 행크스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의 평범한 남자 빅터 나보스키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가기도 전에 고국인 크로코지아에서 쿠테다가 일어나 고국은 외교권한 등이 중지된 유령국가가 됐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뉴욕에 입성할 수도 없게 되자, 그는 JFK 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된다. 공항 측에서도 입국장이 미국 영토가 아닌 탓에 그를 강제로 내쫓을 수 없었다. 만약 김포공항에서 버티기 전략을 쓰고 있는 일본 의원 3명이 끝까지 출국을 거부하면 이들을 강제로 출국시킬 방법은 없었던 셈이다.
휴가철을 맞아 외교통상부 블로그에 노숙하기 좋은 공항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외교부 정책블로그 ‘외교나래’(blog.naver.com/ilovemofat)는 해외 인터넷사이트 ‘슬리핑인에어포트’(www.sleepingin airports.net) 등을 인용해 전 세계 공항 중 노숙하기 좋은 곳과 나쁜 곳을 각각 10곳씩 소개했다.
탑승을 위해 장시간 대기할 때 소파 등에서 하루 밤 묵기 좋은 공항으로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1위로 꼽혔다. 창이공항에서는 샤워시설과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공항 내 상점ㆍ식당이 300여 개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인천국제공항도 창이공항에 이어 노숙하기 좋은 공항으로 꼽혔다. 이밖에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노숙인의 천국이기도 한 인천공항이 ‘세계최고공항’ 6연패 영예를 안았다는 사실은 놀랍다. 인천공항은 2005년 처음 ‘항공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을 받은 이후 6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다른 나라 공항 중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 공항이 3년 연속 이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김포공항도 연간 여객처리 1천500만∼2천500만명 규모 공항 가운데 1위를 차지해 상을 받았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