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5도 지역의 숙원사업인 대피시설 건설사업이 지난달 연평도에 이어 다음 달엔 백령도와 대청도에 대피소가 착공되는 등 가속화하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은 북측의 기습폭격에 대피할 수 있는 대피소 7개를 지난 7월28일 옹진군 대연평도와 소연평도에 신축하는 사업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다음 달에는 백령도 26개에 이어 대청도와 소청도에서 9개의 대피소가 신축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확보된 국비 530억여원으로 연말까지 마무리되는 공사이다.
섬별로는 북한의 직접적 포격을 당한 대연평도에 660㎡ 대형 1개를 비롯해 165~660㎡짜리 대피소 6개를 새로 짓고 소연평도에는 165~330㎡짜리 대피소 1개를 건설한다.
서해 5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주민이 사는 백령도에는 660㎡ 대형 2개를 포함해 165~660㎡짜리 26개를 짓고 백령도와 가까운 대청도와 소청도에는 165~660㎡짜리 9개의 대피소를 마련키로 했다.
대피소는 3.3㎡(1평)당 주민 2~4명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돼 660㎡짜리 대형에는 최다 8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중형(330~660㎡)에는 200~300명, 소형(165~330㎡)에는 100~200명이 한번에 대피할 수 있다.
화장실, 주방, 방송실, 냉ㆍ난방시설, 자가발전기를 설치해 주민이 며칠 동안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고, 휴대전화 기지국이 포탄에 망가져도 외부와 연락할 수 있게 현대화된 대피소이다.
콘크리트와 흙으로 쌓아 만든 벽의 두께는 1m10cm에 달해 대피소 10m 앞에서 군용폭약 TNT 100kg이 터져도 끄떡없게 만들어졌다고 옹진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군(郡)은 올해부터 3년간 대피소에 넣을 군용 비상식량 확보에 나서 2013년에는 서해 5도 주민 전체가 3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모두 확보하기로 했다. 대피소에는 비상급수시설을 갖춰 주민들은 한번에 최장 4일치의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
현재 서해 5도에 있는 대피소들은 1970년대 중반에 설치돼 1개당 면적이 33㎡ 안팎으로 좁은 데다 발전ㆍ급수시설이 없어 소수 주민의 임시대피만이 가능한 실정이다. 이번 사업에 서해 5도 주민도 새로 짓는 대피소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연평도 주민 박상익(45)씨는 “지난 10일 북한군이 연평도 인근 해상으로 해안포를 쐈을 때도 주민들이 대피소로 피하는 소동이 있었는데 새로 짓는 대피소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시설일 테니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상섭·윤용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