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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언] 동해 일본해 표기는 미국의 편향 외교 결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연합국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체결에 앞서 일본 영토 처리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이때 일본 영토의 전후처리 초안을 작성했던 미국은 1차 초안에서 5차 초안까지 독도를 일관되게 한국 영토로 기록했었다.

하지만 영악한 일본은 미국인 정치고문 시볼드(William J. Sebald) 등을 동원하여 독도에 미국의 레이다 기지와 기상관측소를 설치토록 해 주겠다며 끈질긴 로비를 단행한다.

결국 미국은 6차 초안에서 독도를 일본 영토로 바꿔 놓는다. 그러나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6차 초안은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그리고 최종안인 7차 초안에는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 등 3개 섬만을 기록했을 뿐 독도라는 이름 자체를 제외시켰다. 이로 인해 미국은 영국과 3차에 걸친 합동초안을 작성하게 되었다.

미국은 영국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삽입하지 않았다. 일본은 오히려 이러한 사실을 악용한다.

최종 협정문에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는 한국 영토로 명기되어 있으나 독도는 명시적 기록이 없기 때문에 자신들의 영토라는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러한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임기 말 동해 표기와 독도 문제 등에 대해 우리 정부 측 입장을 두둔하기에 이르렀다. 2011년 국제수로기구(IHO)는 미국에 동해(East Sea) 명칭에 관해 의견을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IHO는 1953년 제3차 개정판 발간 이후 지금까지 답보상태를 거듭하던 제4차 해도(海圖) 개정판 ‘해양과 바다의 경계’를 제작하기 위해 각국에 지명 등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 해도는 세계 지도 제작의 표준이 되기 때문에 나라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도 한다. 동해 병기와 관련 우리와 일본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음에도 미국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동해 병기보다는 일본해(Sea of Japan) 단독표기를 지지한다는 공식서한을 보낸 것이다. 이번에는 영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일본해 단독표기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침략 근성을 버리지 않는 일본에 대해 다시 한 번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촉발된 태평양전쟁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피를 흘렸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1921년 국제수로국으로 출범한 국제수로기구(IHO)는 1929년, 1937년, 1953년 세 번에 걸쳐 해도(海圖)를 발간했다. 해도 제1판이 발간되던 1929년에는 이미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돼 있었다. 그러니 일본의 속국이던 우리의 바다는 당연히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될 수밖에 없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었으나 그로부터 5년 뒤 다시 6.25 한국전쟁에 시달린 우리는 동해 명칭을 고수할 입장이 되지 못했다.

1992년에 이르러서야 우리 정부는 동해의 영어명칭을 ‘East Sea’로 정하고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倂記)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왔다.

여기서 미국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1951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미국 등 연합국은 일본이 강탈한 영토의 반환시점을 청일전쟁이 발발한 해였던 1894년 1월 1일로 정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시킨 1905년 2월의 시마네현 고시(告示)와 동해 또는 코리아해(海)로 불려왔던 우리의 바다를 일본해로 둔갑시킨 1929년의 국제수로국 해도의 명칭도 당연히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놔야 한다.

샌프란시스코 조약 체결 이전 일본영토를 명확히 한정시켜야만 일본 주변 섬들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뉴질랜드의 주장을 묵살했던 것처럼, 미국이 또다시 동해 명칭에 대해 우리의 간청을 뒤로하고 일본 편향적 태도를 갖는다면, 과연 우리의 진정한 혈맹국(血盟國)으로 대접받을 자격이 있을까?

 

진종구

 

프론트라인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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