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의학칼럼] 건강식품의 허와 실

 

모 유명 월간지(월간조선) 8월호에 커피는 WHO(세계보건기구)에서 1991년 커피를 발암물질로 규정하였다고 보도하였으며, WHO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커피를 잠재적 발암물질인 2B그룹으로 분류하였음을 그 근거로 제시하였다. 이는 중국에서 가짜 우유 파동을 일으킨 멜라민과 페놀 유출 사고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페놀이 좀 더 약한 발암물질인 3그룹임을 감안할 때 커피가 상당히 강력한 발암물질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커피를 적당히 마시거나 피부에 바르면 악성인 흑색종을 제외한 피부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15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실린 연구 결과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도대체 커피는 발암물질인가 항암물질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만하다. 최소한 커피가 방광암 등의 일부 질환에는 발암물질의 의혹이 있고 임산부는 피하도록 권유되고 있으며, 건강한 사람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등푸른 생선의 경우도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점은 알려져 있지만 굽거나 튀겨서 요리를 하면 오히려 심장병에 해롭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절대적으로 몸에 유익한 음식이나 습관은 없는 것 같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기는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빈둥거리는 것도 건강에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건강운동으로 등산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과도한 등산은 무릎이나 다른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술이 몸에 해로운 것이야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하루 한 잔의 포도주는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2잔 이상은 건강에 해롭다.

이는 균형 잡힌 식생활 습관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몸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을 하루에 수십 정씩 복용하고 간이 손상되어 병원에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균형 잡힌 식생활 습관일 것이다. 운동량은 부족하고 패스트 푸드, 인스턴트 식품은 많이 먹게 되고, 술과 커피는 과도하게 섭취하게 된다. 그리고 각 식품회사와 음식점,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몸에 좋다는 내용만 크게 강조하고 부정적인 내용은 절대로 발설하지 않거나 법적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적더라도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작은 글씨로 알아보기 힘들게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과도하게 과장된 광고나 보도를 보면서 자신의 식생활 습관이 크게 잘 못되지는 않았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게 된다. 그 사이에 보건복지부 국립암센터 자료에 의하면 1999년 암발생지수 101에서 2008년 179로 무려 10년 사이에 80%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또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의하면 2003년도에 새롭게 진단된 당뇨병의 발생 환자가 27만명으로 추정되는데 반하여 2010년에는 무려 351만 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예측에 의한 잠정적인 추정치이지만 당뇨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인 점은 분명하다. 즉, 과도하게 범람하는 건강관련 정보와 몸에 좋다는 각종 식품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실제 건강은 그렇게 좋아지지만은 않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부분적인 정보에 너무 현혹되어 마치 적포도주나 막걸리를 먹으면 건강해진다거나 채식주의만이 건강을 지킨다거나 또는 특정 색소를 많이 함유한 과일을 무조건 많이 먹기만 하면 몸에 좋다는 식의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정보의 제공자가 상업적인 이해 관계에 있을 경우거나, 과도하게 특정 식품이나 건강 보조 식품의 효능을 강조할 때는 특히 주의를 요한다. 식생활 습관도 균형 잡혀야 하지만, 건강 관련 정보도 균형있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현석 객원논설위원 현대중앙의원 원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