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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문전성시 프로젝트

지난 10일 오전 수원 못골시장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삼성 사장단이 떴다.

미소금융 안내를 위해 시장에 찾은 것이다.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큰 손인 이들은 이 날 만큼은 세계 시장이 아닌 재래시장의 큰 고객으로 시장통을 누볐다.

이 곳 못골시장 상인들에겐 뭔가 특별함이 있다. 생업인 장사 외에도 다양한 동호회 활동에 참여한다.

시장 내 라디오 방송국에서 DJ로 일하는 상인이 있는가 하면, 합창단 활동을 하는 상인, 그리고 시장의 문화행사를 기획하거나 시장 신문을 제작하는 기자로 활동하는 상인도 있다.

이런 특별한 상인들이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곳은 길이 180m의 골목길에 90여 개 점포가 들어선 작은 골목시장이다.

하지만 늘 손님들로 북적이는 ‘시끌벅적’ 못골시장은 이제는 전국의 시장 상인들이 직접 보고 배우러 오는 재래시장 부활의 교과서가 됐다.

경북 봉화장은 경기가 좋던 시절 인근 안동, 예천, 울진 삼척 등지에서 장을 보러 와 ‘들락날락’ 봉화장이라고 불렸다.

소백산과 태백산이 만나는 백두대간 자락에 위치한 천혜의 봉화장은 2, 7일 열리는 장날이면 민속품 경매가 열린다.

물론 전국 최초다. 양반이 많기로 봉화도 빠지지 않아 집집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골동품이 많기 때문이다. 경매가 되지 않은 물건은 ‘봉화시장문화단’에서 전시를 하기도 한다. 봉화장은 바로 이 문화단이 주축이 돼 새로운 시장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시장에서 예술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음악·미술·연극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시장에 들어와 빈 점포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활동 중이다. 이는 지난 2008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시작한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프로젝트’에 21개 시장이 참여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2008년 문전성시 프로젝트 시범시장으로 선정된 수원 못골시장은 ‘이야기가 있는 시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2002년부터 민간 차원의 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안양 석수시장은 지난 2007년부터 SAP(석수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해마다 국내·외 작가를 초청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16일부터 6개 팀이 두 달간 머물 예정으로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작가들은 시장에서 창작활동을 위한 자극을 받고, 상인들은 나름대로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모습들이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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