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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이대 파주캠퍼스 실패는 정치력 부재

 

이화여대가 파주캠퍼스 조성사업을 포기한 이유로 비싼 땅값을 들었다. 땅 소유주인 국방부와 매입측인 이화여대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업 초기 제시된 파주 미군부대 캠프 에드워드 땅값이 292억원이었음에도 2010년 감정 평가 때 652억원으로 올랐고 국방부의 감정평가액이 1천750억원에 달해 협의매수에 실패했다.

한편 파주시와 경기도, 이대는 2006년 10월11일 캠퍼스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에드워드 21만9천㎡와 인접 국유지 7만㎡ 등 28만9천㎡에 계획했던 ‘이화여대 캠퍼스 조성 사업’이 백지화됐다. 5년동안 공들여왔던 파주시가 허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시 수도권정비계획법 배제 등 각종 특례를 인정한 ‘주한미군공여지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 제정된 뒤 반환 미군기지 개발을 가시화한 첫 사례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파주시가 2008년 3월 통상 15개월 정도 걸리는 사업 승인 절차를 신청 6시간 만에 끝내 ‘규제를 혁파한 파격 행정’ 사례로 전국적인 주목받았다.

국방부는 땅값을 1천750억원으로 평가하고 그 이하로 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이대는 2010년 2월 감정평가한 652억원 이상으로 땅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버티며 갈등이 시작됐다. 국방부는 “매각가를 내려달라”는 이대 요청을 받아들여 최근 재감정을 거쳐 1천114억원으로 낮췄지만 결국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땅값을 고수하고 있는 국방부의 속사정은 복잡하다. 반환 미군기지를 매각해 미군기지 평택 이전비용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지역에서 반환이 이뤄진 매각 대상 미군기지는 이대 캠퍼스 조성사업 부지인 파주 캠프 에드워드와 의정부 캠프 시어스 등 7개 시ㆍ군 23곳에 이른다. 국방부는 반환 미군기지를 팔아 8조8천600억원으로 추산되는 미군기지 평택 이전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그러나 매각이 이뤄진 곳은 의정부 캠프 시어스, 캠프 라과디아, 캠프 홀링워터, 파주 캠프 하우즈 등 4곳과 민통선 북쪽 훈련장 4곳에 불과하다. 이들 미군기지와 민통선 북쪽 훈련장 4곳을 팔아 국방부가 8월 현재 마련한 돈은 2천300억원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경기도와 파주시는 땅값을 보전해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이대는 “제안내용이 토지 매입단계에서 직접 보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부지 매입 후 수년에 걸쳐 R&D사업비로 보전하는 것”이라며 “이도 시ㆍ도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비공식 제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평택이전 비용 마련을 위해 땅값을 내릴 수 없다는 국방부의 속사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땅값을 보전해 주겠다고 약속한 경기도에 대해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경기도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기때문에 경기도의 약속이행을 확신할 수 없을 뿐더러 자칫 정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 파주 캠퍼스 조성사업이 무산된 것을 놓고 파주시는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이인재 시장 명의의 성명서에서 “이대가 국방부와 땅값 차이를 좁히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시는 이대가 제시한 다른 사업 포기 사유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박하며 설득력이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 1월 국무총리실은 땅값 갈등으로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조성사업과 관련해 국방부와 이화여대, 파주시 등 3개 기관 회의를 소집했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파주시는 경기도의 소극적인 대처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용산미군기지 공원화사업에는 전액 국비가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수십년동안 미군부대 주둔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기도지역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것은 경기도의 정치력 부재라고 꼬집고 있다.

특히 이대 파주 캠퍼스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도지사의 관계부처 장관 면담 등 대정부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도청 고위공직자가 이대측이 사업포기를 위한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언론플레이 창구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공직자의 부인이 이대 교수로 임용된 점을 이용해 이대측이 도청 연락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