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에 개막된 제15회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21일 밤 폐막 공연작품으로 이탈리아의 거리극 ‘알바트로스’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먼저 장마철처럼 비가 내린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끝까지 행사 성공을 위해 애쓴 화성문화재단과 연극제 집행위원회 관계자들, 그리고 자원봉사활동가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
이번 행사는 거의 매일 내린 비와 싸워야 하는 악전고투였다. 장대비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기도 해 행사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을 허탈하게 했다. 그럼에도 예년과 다른 성과들을 거둘 수 있어 흐뭇했던 축제였다. 우선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또 유료 실내공연장도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시민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연극축제-연극만만(滿滿) 시민낙락(樂樂)’이라는 구호에 근접했던 축제였다. 특히 시민, 학생, 노인, 장애인, 교사들의 공동체연극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거리극과 장안공원의 마당극들도 시민들을 낙락하게 해 준 공연들이었다. 모두들 고생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연극제를 보면서 아쉬운 점은 있다. 한마디로 결론부터 짓겠다. 이제는 수원화성만의 연극제로 특성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특색이 없다. 과천은 마당극을, 안산은 거리극을, 춘천은 인형극과 마임으로 특성화시켜 많은 관객이 몰린다. 지난 13일 폐막된 거창국제연극제는 경연대회와 국내외 작품 초청공연을 자연환경 속에서 예술과 휴가를 조화롭게 엮어내 총 관객 12만1천86명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본보는 지난 12일자 사설 ‘제15회 수원화성국제연극제에 거는 기대’를 통해 이 행사가 프랑스 아비뇽 연극제나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남미 이베로 아메리카 연극 축제, 일본의 토가연극제처럼 최고의 국제연극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는 소망을 밝힌바 있다. 그런데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현주소는 어떤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무대로 하고 있을 뿐 수원만의 특색이 없다. 흡사 ‘공연 잡화점’ 같은 느낌이다. 외국 초청작들도 빈약하다. 취소된 데다가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거리극이었으며, 일본은 인형극, 몰도바는 일인극이었다. 거리극과 일인극, 인형극의 수준이 낮았다는 게 아니다. ‘국제연극제’ 연극팬들은 세계정상의 ‘정통연극’을 기대한다. 안산에서도 과천에서도 춘천에서도 거창에서도 볼 수 없는 수원만의 연극을 보고 싶어 한다. 이제 연극제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