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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파라다이스

 

우리에게 ‘개미’라는 소설로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010년 ‘파라다이스’라는 새로운 소설을 발표했다.

이 책에서 베르나르는 매우 불편하면서 통쾌한 ‘환경 파괴범은 모두 교수형’이라는 에피소드를 썼다. 이 에피소드에서 미래 지구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되고 이로 인한 지구 멸망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사회를 그렸다.

그리고 이 암울한 미래사회의 규칙으로 베르나르는 ▲자동차 운전금지 ▲흡연금지 ▲석유를 동력으로 하는 모터 사용금지 ▲가스를 배출하는 공장 가동 금지 ▲연기를 내뿜는 것은 도구 금지(바비큐, 굴뚝연기, 담배, 폭죽 등) ▲전기사용금지 등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 유명한 지구과학자나 미래학자, 기후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이미 지구의 생태적 위기가 매우 가까이 왔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러면서도 통쾌한 것은 ‘이런 극단적인 방법이라도 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소설이 주는 통쾌함이다.

올해 7월 27일부터 경기도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번 수해로 인해 사망자가 32명, 실종자 7명, 31개 시·군에서 3천642억5천5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최악의 수해피해의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그 중 수해 가장 큰 원인은 최대의 강우량이며, 그것도 단시간 집중적으로 쏟아 내리는 폭우는 이에 대항하는 인간의 능력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광주시가 그렇듯이 경기도 곳곳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토지의 담수율 저하’가 이유이다.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자치단체가 주로 도농복합시로, 최근 10여 년 동안 급격하게 도시화가 이뤄진 곳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세 번째가 경기도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하천정비계획 등 치수의 실패가 원인이다. 광주시의 경우, 주요 하천 유수지에 자전거도로 등의 구조물을 만들어 그 구조물에 의해 물길의 흐름이 방해하거나 변화시켜 피해가 더 크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이런 집중호우와 기록적인 강수량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경기도와 각 자치단체는 이에 적절한 대응과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의무이이다.

그럼에도 경기도 및 각 시·군의 수해 대책을 보면 명확하고 이해될 만한 대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할 대책이 보이지 않고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담수능력 상실에 대한 대책도 없으며, 피해를 가중시킨 자전거 도로 등 하천주변 시설물 등은 다시 시민의 세금으로 복구한단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베르나르의 ‘환경파괴범은 모두 교수형’ 정도의 결정은 못하지만 ‘환경파괴 및 시민피해를 과중시킨 정책은 모두 폐지’ 뭐 이런 통쾌한 결정이라도 정부와 각 자지단체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시민들은 수해 극복을 위한 많은 노력 속에서도 다시 이런 재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민피해를 과중시킨 정책은 모두 폐지’되는 파라다이스를 꿈꿔 본다.

/이현철 광주시의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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