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7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의정칼럼] 공감시대

 

“하지만 나는 뻔한 내용이더라도 책상머리에 앉아 손끝으로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많은 청춘들을 직접 만났고, 미니홈피와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소통했으며, 1천명에 이르는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좀 더 객관적으로 그대들의 문제를 보려했다.”(10p,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프롤로그 中)

요즘 출판계에는 ‘란도쌤’이라 불리는 김난도 교수의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열기가 뜨겁다. 에세이부문 최 단기 100만부 돌파 기록은 물론 해외 7개국에 수출도 됐다고 한다. 란도쌤의 어떤 점이 독자들을 이토록 매료시키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작가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주요 독자인 젊은이들과 진정으로 공감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들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하였기에 작가는 청춘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세심하게 짚어낼 수 있었고 해결책 또한 근거 없는 낙관과 훈계라는 기존 상식의 틀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 책을 읽어본 내 판단이다.

독자, 즉 소비자와 직접 호흡하고 스킨십하지 않았다면 아마 오늘 같은 란도쌤의 성공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란도쌤의 성공비결로 논리의 시대에서 공감의 시대로의 전환, 공감형 멘토들이 각광받고 있다는 트렌드 전문가들의 분석 또한 내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일반 상품의 마케팅에서 ‘공감의 힘’은 더 센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피셔프라이스라는 세계적 완구회사의 한 지사에서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를 중역으로 채용했다는 외신 기사가 생각난다. 기사에서 회사 관계자는 “아이들이 이용하는 장난감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직접 디자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꼬마 중역의 그 후 활약은 확인할 바가 없으나 소비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자 한 회사의 진지한 시도는 평가받을 만 하다고 본다. 얼마 전 필자는 관내에 있는 한 청소년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시설이었지만 입구에서부터 이곳이 과연 청소년을 위한 곳인지, 어른들을 위한 관공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하고 무미건조해 보였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많은 지자체들이 청소년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시설에 청소년은 없고 어른들을 위한 여가프로그램과 어른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실정이다.

관계공무원들에게 필자는 묻고 싶다. 그곳이 틀에 박힌 학교 안 일정을 반복하기 위한 곳인지, 아니면 적어도 그곳에서만은 학교에서 충족될 수 없는 정서적 양식을 쌓기 위한 곳인지.

적어도 필자의 질문에 후자가 ‘맞다’라고 생각한다면 란도쌤의 성공을 다시 한번 되새겨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환호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해 볼 일이다.

그들과 진정으로 스킨십하고 소통하면서 말이다.

/박완정 성남시의원(한·행정기획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