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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송도유원지의 쓸쓸한 퇴장

수도권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인천 송도유원지가 70여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1일 문을 닫았다. 유원지 운영회사인 인천도시관광이 그동안 172억 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로 인해 경영난을 겪어온 데다 인천시의 송도관광단지 조성 계획 추진에 따른 것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4년 뒤 도심형 관광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2008년 송도관광단지 조성 계획을 마련해 최근 이 일대에 대형 숙박·상업·휴양시설 등을 짓는 ‘송도관광단지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1조4천500억원을 들여 일대에 대규모 도심형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으로 2014년까지 3천억 원을 들여 송도유원지를 리모델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송도유원지에 있던 송도해수욕장의 위치를 옮길 예정으로, 1일부터 바닷물을 빼내고 토사로 메워 평탄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면적 34만㎡의 송도유원지는 1930년대 말 일제가 경기 쌀을 인천에서 실어내기 위해 수인선을 개통하면서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열차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수인선 송도역 인근에 근대식 해변 관광지를 조성한 것이다. 당시 무의도에서 트럭 30만 대분의 모래를 실어와 인공백사장까지 만들었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든 수문개폐식 해수욕장과 동물원·간이호텔까지 갖추었다. 일제는 송도유원지를 종합휴양지로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태평양전쟁과 함께 중단됐다. 6·25 전쟁 때는 영국군의 주둔지였고, 1957년 이들이 철수하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1961년 국가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해수욕장을 확장하는 등 새롭게 단장해 인기를 끌었다.

국내 유일의 수문개폐식 인공해수욕장을 갖춘 송도유원지는 수도권 시민들의 데이트 코스이자 가족 피서지였다. 인공 백사장과 소나무 숲은 젊은 연인들로 늘 붐볐다. 당일치기로 놀러 갈 만한 데가 마땅치 않던 시절, 경인선과 수인선 열차를 타고 가족 나들이를 나서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송도유원지의 전성기는 1960∼80년대로 꼽힌다. 당시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입장객이 3만∼4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시설투자를 못한 데다 서울대공원·에버랜드 등 대형 놀이공원까지 생기면서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해 왔다. 올여름에는 해수욕장을 여는 기간에도 하루 평균 입장객이 400여 명 수준이었다.

따라서 송도유원지의 퇴장은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다. 인천시는 1차적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맞춰 경쟁력을 갖춘 21세기형 도심관광단지로 리모델링해 선보일 계획으로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인공적인 관광단지 조성보다는 적어도 아날로그적인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전체적인 유원지의 틀을 크게 훼손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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