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립합창단원들은 참으로 맥이 빠지고 자괴감이 들었을 것이다. “시립합창단이 고양시에 있었어요?”라는 시민들의 반응을 들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던 합창단원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고양시립합창단은 시민들의 외면을 받아 왔다고 한다. 지난 2003년 11월 25일 의욕적으로 창단됐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이유는 정통클래식만 고집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에는 2009년 10월, 고양시 의회에서의 공연실적대비 예산과다 논란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사실 합창단이 정통클래식을 고집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타당하다. 시민들에게 예술성 높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특히 학생들의 음악교육을 위해, 클래식 마니아들의 욕구충족을 위해 수준 높은 정통 클래식 음악은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 대중들은 클래식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따라서 공연장의 객석은 차지 않았고 결국 지난 2009년 10월에 열린 고양시 의회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공연실적 대비 예산과다 논란으로 자칫 해체될 뻔한 위기에 몰리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아픔을 겪은 고양시립합창단은 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노력을 했다. 기존의 정통클래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재미있는 합창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클래식에서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든 것은 물론 재치있는 안무까지 곁들인 합창단의 달라진 모습에 시민들은 열광했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 광장, 도서관, 중심상권지역 뿐 아니라 학교, 군부대 등 시민들이 요청하는 어떤 곳이든 찾아가면서 고양시립합창단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특히 지난 8월 8일부터 5일간 양양군 낙산해수욕장, 동해시 망상해수욕장,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광주광역시 쌍암공원, 통영시 문화마당에서 실시된 순회공연에서 피서객들과 현지 시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오는 10월 본격적인 고양글로벌 대축제 기간에도 한 달 동안 고양시 전역에서 무려 40회에 걸친 ‘번개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고양시립합창단의 성공적인 변신에서 우리는 ‘시민들과 가까이 하려는 끊임없는 노력만이 시민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된다. 앞으로 고양시립합창단이 한국을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우뚝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