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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이나 문자메시지는 이미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 가운데 하나다. 이렇게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의사 표현이 늘어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 언어다.

사람들은 처음에 이러한 인터넷 언어를 그저 장난 삼아 쓰는 표현쯤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인터넷 언어의 특징은 ‘소리 나는 대로, 줄일 수 있다면 줄인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세대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무슨 외계인 말과 같은 요즘 세대의 대화를 알아듣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인터넷 언어는 그야말로 ‘요즘’세대와 ‘쉰’세대를 가르는 바로미터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정부는 1988년 한글 맞춤법 개정을 통해 한글이 진정한 소리글자임을 천명했다. 본뜻이 분명치 않은 단어의 경우 되도록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을 대원칙으로 했다. ‘소리 나는 대로’ 적는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영어권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그 뜻을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면 소리로써 의사소통 하는 것은 소리글자 체계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향후 우리 언어체계에서 인터넷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자장면’이라고 써온 ‘짜장면’이 마침내 표준어가 됐다는 소식이다. 국립국어원은 지난달 31일 국민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 대접을 받지 못한 ‘짜장면’과 ‘먹거리’를 비롯한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이를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렸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반가운 얘기다. 누구나 짜장면을 주문하면서 ‘자장면’이라고 낯간지럽게 발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인 안도현은 중국집 배달원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어른을 위한 동화 ‘짜장면’에서 “어떤 글을 쓰더라도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표기하지는 않을 작정”이라고 했다. “짜장면을 먹자고 해야지 자장면을 먹자고 하면 영 입맛이 당기지 않을 게 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자장면’이 표준어가 된 것은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이 생기면서 국립국어원이 이를 표준어로 삼으면서 부터다. 그러고 보면 무려 25년 동안이나 ‘짜장면’을 ‘짜장면’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게 전 국민을 ‘홍길동’으로 만들었던 셈이다. 이번 표준어 등재로 ‘짜장면’이 진즉부터 표준어로 대접 받아온 사촌인 ‘짬뽕’과 함께 비로소 힘(?)의 균형을 이룬 느낌이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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