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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윤식 시흥시장의 사죄 단식

혹시 정치적인 ‘쇼’였다고 할지라도 좋다. 현직 지방 정부의 수장이 일주일간 곡기를 끊고 물만 마시며 단식을 한 의지가 중요하다. 김윤식 시흥시장이 지난 4일 일주일간의 단식을 끝냈다고 한다. 그는 ‘석고대죄(席藁待罪)’라는 표현까지 썼다. 석고대죄란 지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바닥에 거적이나 돗자리를 깔고 용서할 때까지 잘못을 빌며 기다리는 행위다. 용서 해주지 않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어야 한다. 김시장은 일주일만에 스스로 단식을 중단했지만 시흥시 공무원들과 시민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가 일주일동안 단식을 한 이유는 시흥시의 잇따른 공무원비리 때문이다. 건설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과장과 6급 직원이 구속되고 검찰수사가 확대됐다. 시흥시청 5급과 6급 공무원이 지난달 건설업체 현장소장으로부터 각각 800만원과 7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조사를 받는 등 시흥시 공무원 비리가 잇따르자 단식에 돌입했던 것이다. 김 시장은 단식소식은 주변에서도 몰랐다고 한다. 지난 1일 월례조회를 통해 신임 공무원들에게 시민들을 위하는 참다운 공직자가 되라는 의미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전달하면서 단식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시민께는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시청 식구들께는 공직자의 도리를 생각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한 말 중에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 있다. “전임시장 때인 2007년 저지른 사건이라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고 내 양심에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흥시는 초대 시장부터 김 시장에 앞선 4명의 시장이 죄다 비리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어 공직자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크다. 이런 현실에서 또 비리사건이 드러난 것이다.

김 시장 입장에서야 시흥시 공무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긴 해도 단식이란 쉽지 않은 방법을 택한 것은 그의 마음가짐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종아리를 먼저 때리고 나서 공무원들에게 할말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하긴 이미 시흥시 공무원들은 그의 말을 알아들었을 것이다. 생전에 빈민들을 위해 헌신한 제정구선생의 가치를 높이 받들고 있는 김시장의 석고대죄로 공직비리가 줄어들고 공무원 조직문화가 변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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