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불황 중에도 물가가 계속 오르는 현상이다. 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용어이다.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되는 상태가 유지되는 저성장·고물가 상태인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보면 머지않아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닌가 두렵다. 경제 전문가들은 요즘 한국이 무역흑자는 줄고 물가는 오르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과 달리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다시 빠져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경제지표들은 심하게 악화되고 있다. 우선 소비자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고 있다. 2011년 들어서면서 4%대의 고공 상승을 하던 소비자물가는 8월에 5.3%로 더욱 뛰어 올랐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은 4.5% 수준까지 올랐다. 배추, 무, 고추 등 채소와 생선, 금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7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1일 이상 원금연체 기준)은 0.77%로 전월 말 대비 0.05% 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0.89%)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한다.
‘경제대통령’을 내세우며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이 상황에서 결정적인 대책이 없는 듯 하다. 그저 물가안정을 위해 ‘연 4.0%’로 정한 올해 물가 전망을 고수, 농산물 수급을 안정시키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더 이상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가 급등에는 올해 지겹도록 내린 집중호우와 지구촌 재정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농산물은 물론 안 오른 게 없다. 유류값, 도시가스·시내버스·상수도료 등 공공요금 인상과 전셋값 인상까지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었다. 물가불안 공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대 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분이 국내 석유 제품 가격에 반영돼 휘발유·경유 가격이 안정되고 채소값도 더 이상 오를 수가 없다고 생각되는 수준까지 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발 정부의 전망이 들어맞기를 바란다. 만약 현재처럼 경기가 침체가 침체된 상태에서 물가 오름세가 더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가 되고 다시 빠져 나오긴 힘든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힘을 기울여서라도 스태그플레이션의 악순환만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