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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 분출되는 복지욕구… 해방구는 어디일까?

 

“행복이 사랑뒤에 오는 이별의 슬픔까지 소화하는 힘이라면 복지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치료제이다.”

바야흐로 대한민국 역사의 시침은 ‘따듯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복지라는 단어가 자리하고 있다. 모두가 입버릇처럼 외치는 공정한 사회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선행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적 약자… 복지… 선뜻 노숙인이 떠오른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그늘의 자화상을 어떻게 지워가야 할까?

필자는 지난 봄 음성꽃동네 노숙인 초청 품바축제 자원봉사라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고단하고 소외된 삶에 지친 그들이 과연 올까… 혹시 냄새가 심하지는 않을까… 돌출행동이 나오지는 않을까… 품바축제 준비를 거들면서 노심초사하기도 했지만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서울역, 수원역, 영등포역 등 수도권 노숙인 1천여 명을 초청했는데, 서울역에선 500여명이 더 몰려들어 버스를 타지 못한 노숙인들이 항의를 쏟아냈다. 나들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냄새나는 사람도 없었다. 무엇보다 필자를 놀라게 한 것은 요즘 웬만한 행사장에서는 생략하기 십상인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는 모습이었다.

공연이 펼쳐질 때는 박수가 쏟아졌고 자활에 성공한 노숙인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이고 필자가 일자리 특강을 할 때도 딴청 피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여느 단체 못지않게 질서가 유지되는 상황에 봉사자들 또한 미소가 이어졌다.

맛난 점심식사, 그리고 수십개의 먹거리, 볼거리, 일자리, 법률상담 부스가 줄지어 이들을 맞았는데 노숙인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곳은 수지침, 건강상담 코너였다. 적어도 이 품바축제에 참여한 그들은 우리네와 전혀 다르지않은 사회공동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돌아갈 때 나눠준 배낭을 역에서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곤 했는데 서울역에서는 강제퇴거 조치가 내려지면서 노숙인이 대폭 줄고 있다. 한달새 286명 중 102명이 다른곳으로 옮기거나 임시주거시설 쉼터 등으로 입소했다는 소식이다. 자립의 기반을 잡아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경제한파 속에, 가정불화 속에, 빚더미 속에 밖으로 내몰린 이들을 어떻게 보듬고 치유해야 할 것인가? 사람이 싫고, 세상이 귀찮고, 의욕을 상실한 노숙인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되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복지의 기둥인 예산을 투입할 법적 근거와 의무가 부여됐지만 물리적인 방법만으로 그들의 해방구를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복지는 재정뒷받침없이 한발짝도 나가기 어렵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예산비율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모 후보는 예산의 절반을 복지에 쓰겠다고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경기도의 무한돌봄처럼 사회 그늘을 걷어내는 프로그램도 다양화되고 있다.

그러나 노숙인의 예에서 보듯이 돈만으로 복지해방구를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그 출발선은 자활, 자립의지에서 비롯돼야 함은 물론이다. ‘일하는 복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회의 따듯함이 필수다. 음성꽃동에 품바축제에서 보듯 가슴속으로 이어지는 끈이 없는 복지는 그저 배를 채워주는 일에 불과하다.

갈수록 분출되는 복지욕구… 그 해방구는 어디일까?

/박흥석 한나라당 수원장안 당협위원장 경기도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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