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者舟也庶人者水也
순자(荀子)는 ‘군주는 배고 서민은 배를 띄워 주는 물인데,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水則載舟, 수칙재주) 때에 따라서는 배를 뒤엎을 수도(水則覆舟, 수칙복주) 있다’라고 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거스리면 자기를 세위준 국민에 의해 거꾸러질 수도 있다는 말로, 2천300년 전 순자는 권력자와 국민을 ‘배와 물의 관계’로 정치관을 외쳤다. 이 간단한 정치 원리를 깨닫고 실천하지 못해 여러 권력자들이 길바닥으로 밀려나거나 사라지는 것을 누구나 볼 수 있었다.
공자도 ‘수가재주역가복주(水可載舟亦可覆舟)’라 해 군주에게 위험함을 유념케 한 교훈을 내렸다. 반대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자신의 코드에 맞는 말만 들으면 안된다는 경구이기도 하다.
거대한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언제든지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는 엄중한 경고인 것이다.
맹자에 따르면 어느 날 왕이 느티나무 아래 앉아 있는데 소를 끌고 그 밑을 지나는 사람이 있어 소를 어디로 끌고 가느냐고 묻자 피를 받아 종에 바르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왕은 “그 소를 놓아주어라. 소가 두려워 하는 모습을 하고 죽을 곳으로 끌려가는 것을 차마 볼수가 없구나”하니 “그렇다면 종에 피 바르는 의식을 폐지하시렵니까”하고 물으니 양으로 바꾸면 된다고 했다. 왕이 되기에 충분한 것은 불쌍히 여기는 포용정신이 바로 인자한 처신에 있기 때문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