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눈부신 발전으로 실시간 네트워크가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네트워크 활용역량이 조직은 물론 개인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시대이다.
이에 따라 현대사회는 IQ(지능지수)나 EQ(감성지수) 못지 않게 NQ(공존지수)가 더 중요시되고 있다.
NQ(Network Quotient)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즉 상호소통을 통한 자원 활용능력을 의미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사회봉사활동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추세(Trend)에 부응해 지난 2004년 12월 대한적십자사,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등 11개 단체를 정회원으로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을 출범시켰다. 이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재난자원봉사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재난현장의 신속한 정보 수집으로 정확한 수요예측, 단체간 역할분담, 상호지원 등을 통해 단체를 활동역량을 극대화하여 피해 국민, 지자체에 큰 힘이 되고 있다.
1천152만명에 달하는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회원들의 이런 자발적인 현장 활동은 재난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민족고유의 아름다운 상부상조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네트워크 회원들은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 매년 여름철 물놀이 현장,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 등 전국의 재난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최근 각종 재난이 크게 증가하면서 재난안전네트워크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
먼저 재난안전네트워크의 평소활동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활용해 자연스럽게 실제 활동에 대비한 사전훈련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양식의 변화, 도시화, 산업화에 따라 새로운 위험요소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어 생활주변의 다양한 위험요소를 고려한 활동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는 국민 개개인의 방재역량 즉 휴먼웨어(Human Ware)를 강화해 지역사회 스스로 재난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둘째, 재난네트워크 활동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이다. 그동안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를 비롯한 재난네트워크 활동이 자발적 자원봉사 성격으로 인식되면서 법적근거를 갖추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조속히 법적근거를 마련, 활동에 따라 예상되는 사건사고, 부상, 손해배상 등 예상되는 위험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상체계구축으로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활동에 따른 최소한의 예산 지원이다. 일본의 경우 자원봉사를 위한 필요경비(왕복교통비, 식비 등)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재난현장에서 즉각 움직이는 재난안전네트워크가 되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실행연습, 상호 정보교류, 사전훈련, 연찬회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난안전네트워크행동매뉴얼 개발이다. 다양한 단체 특성을 고려해 재난현장의 자원봉사수요에 맞는 적절한 인적·물적 자원배분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자원배분에 실패하면 현장은 곧 혼란에 빠지게 되고 단체간의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 재난현장의 다양한 상황에 맞는 행동매뉴얼을 사전에 숙지하여, 일사불란한 현장 지휘체제가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
재난관리는 이제 정부,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 기업, 시민단체와 더불어 상호 동참과 협력·보완, 정보와 책임의 공유가 필요하다. ‘재난 네트워크지수’는 재난으로부터 국민보호 및 민간역량 활용도를 측정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재난관리 선진국으로 진입을 위한 필수지수이다.
앞으로 체계적인 법과 제도의 정비, 연구, 참여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노력 등 국민, 정부, 지자체가 하나가 되어 ‘재난 NQ 시대’를 정착시켜 가기를 기대해 본다.
/방기성 소방방재청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