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박람회가 축제가 될 수 있을까. 지자체장으로서 속내를 털어놓자면, 지난 10월 14일 광명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광명시 잡 페스티벌’은 그동안 고심하며 정성들여 준비했지만 걱정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청년 실업해소’, ‘일자리 창출’ 등 일자리 관련 화두들로 사회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취업박람회 명칭에 ‘페스티벌’이라는 용어를 쓴 것도 마음 한구석 걸리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박람회 당일, 비장함이 흐를 줄 알았던 행사장에서 오히려 참석자들이 즐기는 분위기여서 안도했다. 축제의 흥겨움마저 느껴졌다. 광명시 직원들이 취업준비생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제의하자, 젊은 사람들답게 스스럼없이 이력서를 얼굴 가까이 들어올려 밝은 표정으로 사진촬영에 응했다. 마음이 놓였다. 특별히 신경 썼던 다문화가정 채용관에도 많은 구직자들로 활기가 넘쳤다. 표정이 어둡지 않았다.
물론 서울이나 부산 등 광역자치단체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취업박람회에 비하면 소박한 행사였다. 대기업이 각 대학교를 돌며 여는 취업설명회보다는 화려함이 떨어졌다. 하지만 나는 이번 취업박람회에서 희망을 보았다.
그동안 기초자치단체의 취업 대책은 공공근로나 희망근로, 행정 인턴 등 중앙부처에서 일괄로 내려 보낸 단기 일자리 정책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정책들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데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대기업에 몰려있고,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견·중소기업들은 홍보가 부족해 구직자들이 찾기 어렵다. 실업 해결을 위해서는 이같은 ‘일자리 미스매칭’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더불어 고학력 신입 구직자뿐 아니라 취업 시장의 또 다른 소외층인 취업 재수생, 저학력 구직자, 재취업 희망 여성, 중장노년층, 다문화가정들의 취업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이들과 지역의 알짜 기업들을 서로 이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내 사정에 맞게 계층별·세대별 세분화된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나는 바로 여기에 각 기초자치단체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신념으로 광명시는 지난 6월 3일 ‘2011 광명시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약 2천여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200여명이 일자리도 구했다. 그래서 그 성과에 힘입어 더욱 알차게 준비한 것이 잡 페스티벌 행사였다. 첫 박람회를 경험 삼아 청년·장년·다문화가정 등 구직자별 세분화된 취업 서비스를 지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시 개청 3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규모로 열려 더욱 의미가 있었다.
2번의 취업박람회 모두 중앙부처의 힘을 빌리지 않고 우리 시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예산을 마련해 추진했다. 구직자 400여명이 취업에 성공한 것도 성과지만, 시가 지역 구직자들과 지역 내 기업들에게 지근거리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게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광명시는 이러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인근의 서울 구로구, 금천구와 함께 가산디지털 단지 소재의 견실한 기업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계획하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는 6천300여개 기업체, 8만여명이 종사하는 첨단 IT·패션의 메카로, 세 지자체가 공동으로 취업박람회를 열게 되면 지역 구직자들에게 알차고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광명시는 앞으로 취업박람회를 매년 정례화할 예정이다. 취업 박람회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구직자들과 기업들에게 정기적인 고용 서비스를 보장하는 만남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일자리 때문에 고민하는 취업희망자라면, 또 직원을 못 구해 고심하는 기업체라면 누구나 취업박람회에 나와 구직·구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 그게 바로 지자체의 역할이고 그런 점에서 광명시 취업 박람회가 작지만 의미 있는 출발을 했다고 자부한다. 취업박람회가 지역 축제가 되는 즐거움을 더욱 만끽하고 싶다.
/양기대 광명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