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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가족을 동여매는 공동체 의식이 담겨 있다. 겨우내 먹기 위해 미리 비축하는 김치와 깍두기, 동치미, 갓김치 등은 각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 지역 정서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맛의 고장으로 소문난 전라도는 갓김치, 고들빼기김치가 유명하고 경상도는 콩잎김치, 부추김치, 깻잎김치를 자랑한다. 또 충청도는 총각김치, 강원도는 서거리김치와 더덕김치가 일미이며 경기도는 보쌈김치, 나박김치 등이 입맛을 돋우고 있다.

맛도 맛이지만, 어느 집이나 김장을 했다는 말은 겨우살이를 준비했다는 의미여서 ‘반찬이 없어도 김치만 있으면 밥 한 끼를 해결한다’는 한국인에 있어 김장은 필수 저장식품인 것이다.

또 김장은 김치를 곰삭게 하는 젓갈류와 저장 기간, 저장 장소, 저장 용기에 따라 제각각의 맛을 내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어 집집마다 손맛을 자랑한다.

특히 김장 김치의 경우 그 발효로 인한 효능이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입증된 건강식품이어서 김치의 세계화에도 이바지했다.

그런데 조사에 따르면 김장을 담그는 집이 절반에 그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11월 초 전국 기혼여성 1천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5%만이 김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김장의 퇴보는 핵가족화로 다량의 김치가 필요 없는 현실과 김장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치를 사서 먹는 편의성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김장하는 방법마저 잊은 채, 대형마트나 인터넷 등을 통해 김치를 구입한 후 곧바로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 삶의 패턴에서 가장 큰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과거 김장은 단순한 먹을거리에서 나아가 가족을 하나로 묶는 의식과도 같았다. 김장하는 날에는 온 가족뿐 아니라 일가 친척들이 모여들고 그래도 일손이 부족하면 이웃의 품앗이가 이어졌다.

배추를 씻고, 저리고, 양념을 버무리고, 저장하기까지 일괄과정을 분담한 일손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은 정겨울 뿐 아니라 효율성까지 담보된 하나의 축제와도 같았다. 또 김장 김치에 곁들인 삶은 돼지고기는 노동이 주는 달콤함과 결합해 일상의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늦가을, 비가 내리고 날씨가 사나워지면서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고 있다. 김장을 끝낸 이웃들이 맛을 보라며 돌리는 김장 인심이 그립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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