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에서 신당 창당의 움직임이 꿈틀거리며 정치지형에 지각변동의 조짐이 일고 있다.
기성 정당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 힘입어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신당 추진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19대 총선을 5개월 남짓 앞두고 야권 통합 움직임 속에 여권에서도 ‘대안정당’이 본격 부상할 경우 보수 진영의 이합집산이 뒤따를지 주목되고 있다.
신당 창당설의 중심에 서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13일 “나라를 걱정하는 여러 사람들과 활발한 토론을 하고 있으며 12월에는 (창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까지 아우르는 대(大)중도’, ‘국민 75%를 대변할 정당’을 강조하고 있는 박 이사장은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로 들어가면 70~80%는 비슷한 결론이고 큰 차이가 없다”며 여야의 친서민정책에 대해서도 “중원을 잡겠다고 하지만 몇몇 인기영합적 정책으로는 잡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는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밖에서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새 정치와 비전을 강력히 국민 앞에 제기하려면 신당 창당이 나으며 여기에는 여권 인사는 물론 야권의 호남 인사들이 합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박 전 대표도 (사실무근이라고) 다 확인한 사안”이라며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을 보면 절대로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생각도 없고 전혀 움직임도 없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구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일부가 신당에 합류하거나 정치적 독자행보에 나설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문수 지사는 1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는 매우 인기가 높지만 실력을 가늠할 길이 없고,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신비주의로 빠지는 양상”이라며 “나중에 시련을 겪고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면 허무한 결과로 이어진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지사측과 이재오 의원측은 자신들이 ‘박세일 신당’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